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 단속 과정에서 미국 시민들을 연방 요원 공격 가해자로 공개 지목해 온 가운데 상당수는 정식 폭행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지난 1년간 국토안보부(DHS)와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미국 당국이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관련 게시물을 추적해 분석한 결과 연방 요원을 공격했다고 공개 비난된 279명 중 181명이 미국 시민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폭행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고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례는 없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도시별 이민 단속이 본격화한 뒤 시위 참가자와 현장 촬영자, 행인을 향해 “폭도” “선동가” “테러리스트”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 공식 계정으로 이름과 사진, 혐의 내용을 공개해 왔다.
◇ 정부 주장과 영상 엇갈린 사례 잇따라
WSJ는 이 과정에서 정부 주장과 현장 영상이 엇갈린 사례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 연방 요원 체포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던 시드니 로리 리드는 지난해 7월 연방 요원 폭행 혐의로 체포됐지만 세 차례 대배심이 중범죄 기소를 거부했다. 이후 경범죄로 낮춰 기소됐으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시카고 인근 브로드뷰의 ICE 시설 앞 시위에 참가했던 71세 미 공군 참전용사 데이나 브릭스도 폭행 혐의로 체포됐지만 이후 정부가 기소를 포기했다. 담당 판사는 정부가 무리하게 기소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차량을 이용한 공격 주장도 논란이 됐다. WSJ는 미국 정부가 엑스 게시물에서 차량을 무기처럼 사용했다고 비난한 미국 시민 32명 가운데 1명만 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3건은 기각됐으며 나머지 다수는 기소되지 않았다.
대표적 사례로 시카고에서 출근길에 체포된 다이앤 피게로아가 거론됐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을 지낸 트리샤 매클로플린은 당시 피게로아가 벤츠 차량으로 연방 차량을 막고 고의 충돌했다고 주장했지만 WSJ가 확인한 영상에는 정부 차량이 먼저 접촉한 정황이 담겼다. 피게로아는 몇 시간 뒤 석방됐고 기소되지 않았다.
◇ 미니애폴리스 총격 뒤 여론 역풍
올해 1월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 총격으로 숨진 르네 굿 사건도 역풍을 키웠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굿을 “광적인 좌파”라고 불렀고 크리스티 놈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은 그가 연방 요원을 차량으로 들이받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WSJ의 영상 분석 결과 굿의 차량은 요원을 향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꺾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놈 장관과 함께 비판의 중심에 섰던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같은 사건에서 숨진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를 두고 연방 법집행관 살해를 시도했다고 비난했지만, 이후 정부 설명과 영상 사이의 차이가 논란이 됐다.
이 사건 이후 여론의 반발이 커졌고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미네소타주에서 보다 표적화된 단속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놈 장관을 경질했다.
◇ 기소와 별개로 낙인·신상 유출 피해
WSJ는 이런 공개 낙인이 실제 형사 절차와 별개로 당사자들에게 큰 피해를 남겼다고 전했다. 일부는 보석금과 변호사 비용을 부담했고 직장을 잃거나 신상 유출과 협박을 겪었다. 시위 참가자 루카스 보르하는 기소되지 않았는데도 공항 사전보안검색 자격이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WSJ는 또 법무부가 지난해부터 연방 법집행 방해 사건을 더 공격적으로 수사·기소하라는 기조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취임 첫날 연방 검찰에 법집행 방해와 공격 사건을 적극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일부 연방 검사들은 증거가 약한 사건까지 기소 압박을 받았다.
다만 당국은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입장이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법치 수호와 요원 보호를 위해 적절하고 헌법에 부합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백악관도 폭력적 시위대로부터 법집행관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WSJ는 그럼에도 국토안보부가 본래 시민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기관임에도 최근에는 시민을 향한 강경 단속과 여론전을 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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