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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호르무즈 연합군’ 요구, 에너지 안보 위기에 한국 ‘파병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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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호르무즈 연합군’ 요구, 에너지 안보 위기에 한국 ‘파병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 호르무즈 봉쇄 및 유가 급등 대응 위해 한국 등 5개국에 군함 파견 요구
美 안보 비용 분담 압박 가중으로 에너지 공급망 위기와 한미 동맹 시험대 직면
100조 원대 대책 가동에도 경제 성장률 하락 방어와 파병 결단 사이 고난도 외교전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을 거론하며 이들이 해협 안전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을 거론하며 이들이 해협 안전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공짜 점심은 없다”... 호르무즈 수혜국에 ‘군사적 청구서’ 발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로 마비된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우방국들의 직접 군사적 기여를 정조준하며 파병을 촉구했다.

14일(현지시각)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과 BBC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을 거론하며 이들이 해협 안전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이 통로가 이란의 기뢰와 드론 공격 위협으로 사실상 멈춰 서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약 17만 원) 선을 위협하며 글로벌 경제에 ‘석유 충격(Oil Shock)’을 던지고 있다.

유가 120달러 돌파... '공급망 동맥경화' 비상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정학적 위기를 넘어 한국 경제의 실물 지표를 흔드는 ‘퍼펙트 스톰’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금융계에서는 원유의 70%와 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에 호르무즈 봉쇄는 치명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 8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장중 126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47달러)를 향해 폭주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해협 폐쇄가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국내기업들의 생산 원가는 평균 0.68% 상승하고, 수출은 0.39% 감소한다"라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호르무즈발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재고가 급격히 바닥날 것이라는 경고를 냈다.

청해부대 확대하나... 美 '파병 압박' 고조


정부는 즉각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시장 안정화를 위해 최소 100조 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현재 한국의 원유 비축량은 약 207일분 수준으로 단기적인 수급 차질은 막을 수 있는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원래 팀워크가 필요한 일이었다”며 한국 등 수혜국들이 비용과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현재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강제로 확장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요구가 단순한 권고를 넘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동맹 전반의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장기화 시 GDP 타격... ‘안보·경제’ 줄타기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가 2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0%에서 최대 0.4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 운용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라는 ‘안보 청구서’와 에너지 수급 안정이라는 ‘경제 과제’ 사이에서 정교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나 비중동 지역으로의 공급선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물리적으로 열리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면서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항행의 자유를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