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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 제안했지만 동맹국들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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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 제안했지만 동맹국들 ‘신중론’

지난 11일(현지시각) UAE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 인근 걸프 해역에서 유조선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1일(현지시각) UAE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 인근 걸프 해역에서 유조선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항로를 다시 열기 위해 다국적 해군 연합 구성을 제안했지만 주요 동맹국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협 폭이 좁고 이란 해안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 특성 탓에 실제 군사 호위 작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통항 재개를 위해 각국 군함 파견을 촉구했지만 아직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나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자지라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에 군함 파견을 요구한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도 동참을 압박했다.

◇ 트럼프 “해협 열기 위해 군함 보내라”…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수송로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이란의 대응으로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8000원)를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사력이 사실상 궤멸됐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란이 드론과 기뢰, 근거리 미사일 등으로 여전히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해안선을 계속 공격하고 이란 선박도 격침하겠다며 해협을 다시 “열고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해협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라며 미국과 동맹국 선박만 통과를 제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알리레자 탕시리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사령관은 미군이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고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도 미국과 그 동맹의 선박을 제외하면 국제 항행은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으로 새 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해협 폐쇄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 “폭 39㎞ 좁은 해협”…군사 호위 작전 난제


전문가들은 실제 다국적 호위 작전이 성사되더라도 난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 루마니아 해군에서 13년 복무한 해양안보 전문가 알렉산드루 후디스테아누는 “각국 승조원과 전력의 상호운용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협이 가장 좁은 곳에서 폭 21해리, 약 39㎞에 불과한 데다 이란 해안과 매우 가까워 미사일과 기뢰, 무인체계 위협 아래에서 함정을 운용하기엔 매우 가혹한 환경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는 선박 호위 작전은 비용이 많이 들고 참여국 군함이 이란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전쟁 확대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영국·일본·프랑스 등 신중…일부 국가는 이란과 협상


주요국 반응도 대체로 소극적이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안보부 장관은 영국이 동맹들과 함께 해협 재개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집중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중동 항로 호위를 위한 해군 함정 파견은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고 프랑스도 대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군함 파견을 거부했다. 한국 정부도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호주도 불참 방침을 분명히 했다. 캐서린 킹 호주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자국이 그 방식으로 기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적대 행위 중단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보장을 촉구했을 뿐 군사 참여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일부 국가는 군함 파견 대신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국적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은 해협을 통과했고 튀르키예 선박 1척도 통과 허가를 받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자국 선박 통과를 위해 이란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출구 전략 없이 이란전 확대에 나섰다는 비판이 미국 안팎에서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다만 각국이 군사적으로 얽히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고 해협 자체가 이란에 유리한 전장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해군 연합이 단기간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