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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이란 “전쟁 중단 조건 제시”…장기 소모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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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이란 “전쟁 중단 조건 제시”…장기 소모전 대비



지난 2022년 10월 17일(현지시각) 이란 동부 아제르바이잔주 아라스 지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대원들이 지상군 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10월 17일(현지시각) 이란 동부 아제르바이잔주 아라스 지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대원들이 지상군 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중단 보장을 조건으로 전쟁 종료 의사를 내비치며 장기 소모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와 군부는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보다 자국 조건에 맞는 종전 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소 1년 이상 전쟁이 지속되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방 당국자는 “트럼프의 결정만 주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국가인 이란이 자체적인 전략과 목표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번 충돌을 체제 생존이 걸린 위협으로 인식하고 억지력 회복과 향후 공격 억제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휴전 합의가 이뤄질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 정권과 가까운 관계자는 “전쟁이 1년 지속되더라도 후퇴하지 않을 것이며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의 대응을 주도하는 조직은 약 18만명 규모의 이란혁명수비대(IRGC)로 이들은 미군 기지와 걸프 지역 인프라, 국제 해운을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혁명수비대는 이념적으로 강하게 결속돼 있어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군사 작전을 중단하더라도 이란이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을 통제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압박하는 전략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이를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모두 현재까지 외교적 해법 모색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스라엘 역시 장기전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군사 지원 측면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전개는 미국 결정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이란 내부 인프라와 군사력이 큰 타격을 입겠지만 동시에 글로벌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와 가스 수송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이미 사실상 해협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서방 당국자는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이는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군사력보다 이란 정권과 국민 간 관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이란 내부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