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신 ‘세 마리 곰’이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디락스 호시절 끝장 낸 트럼프의 전쟁
지난해 후반 불거진 인공지능(AI) 회의론으로 불안한 흐름으로 돌아섰던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끝장이 났다.
CNBC에 따르면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20일 1.5% 하락 마감해 주간 단위로 4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소폭 상승세를 타던 흐름도 전쟁 이후 5.4% 넘게 급락한 탓에 4.95%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오픈AI가 2022년 말 챗GPT를 공개하며 증시에 AI 붐을 몰고 온 것을 계기로 상승하던 시장 흐름이 역전됐다.
S&P500 지수는 AI 붐에 힘입어 2023년 26.3%, 2024년 25.0% 폭등했고, 지난해에도 17.9% 급등했지만 올해에는 전쟁 충격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전쟁 전만 해도 올해 말 S&P500 지수가 7800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고, 월스트리트 평균은 7200~7300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은 S&P500 지수가 6506까지 떨어져 전고점 대비 7.1% 급락하며 조정장 진입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최악 시나리오
월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전쟁이 단기에 끝이 나는 것을 전제로 기존 전망을 바꾸지는 않고 있다. 대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제시한 S&P500 지수 목표가 7600을 아직 고수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가 고공 행진이 장기화하면 이보다 19% 낮은 5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UBS도 7700 목표가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6월 중간 목표가를 7300으로 설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전쟁 전 7800을 제시했지만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마이크 윌슨은 지정학, 거시 불확실성이 겹쳤다면서 다음 달 6300선이 시험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 낙관론자였던 JP모건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야스는 연말 목표가를 수정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면서 7500에서 7200으로 하향 조정했다.
월가 컨센서스는 이제 7100~7200선으로 소폭 낮아졌다.
세 마리 곰
트럼프의 이란 전쟁이 풀어 놓은 세 마리 곰이 이런 비관 전환의 주요 배경이다.
첫번째 곰은 유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면서 석유 공급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유전 시설 공격보다 무서운 것이 ‘저장 용량 포화’ 문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유가는 이 문제 때문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적도 있다.
산유국들은 해협 봉쇄로 빈 유조선을 구하지 못하자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라크는 저장 공간이 없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주요 유전 가동을 멈췄다. 유전 가동이 중단되면 복구에만 수개월이 걸린다.
이미 50% 넘게 폭등한 유가가 실물 경제를 타격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두번째 곰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이다.
연준은 진퇴양난의 외통수에 빠졌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성장 둔화라는 침체 위기에 직면했다. 둘 중에 하나는 버려야 할 처지다. 물가를 잡기 위해 경기 악화를 감수하고 금리를 올리든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 인플레이션 고삐를 완전히 풀어버릴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세번째 곰은 금이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선회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급락하고 있다.
달러 강세 속에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이자가 지급되는 현금성 자산으로 돈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지속 전망이 이자가 없는 금에 치명타가 됐다.
아울러 중동 국가들이 전쟁 비용 마련을 위해 보유한 금을 내다 팔면서 공급까지 증가하고 있다.
결국 세 마리 곰이 풀리면서 뉴욕 증시가 연초 장밋빛 기대와 달리 뚜렷한 약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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