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연 12% 급증… 배출량 5년 내 3배 확대, 일본 수준 육박
탄소크레딧 구매 1000만 건에서 2000만 건 폭증… “배출 줄이지 못하는 구조적 실패” 비판
오픈AI, 인프라 직접 구축 포기하고 ‘클라우드 전환’… IPO 앞두고 지출 축소 압박
탄소크레딧 구매 1000만 건에서 2000만 건 폭증… “배출 줄이지 못하는 구조적 실패” 비판
오픈AI, 인프라 직접 구축 포기하고 ‘클라우드 전환’… IPO 앞두고 지출 축소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이들 기업은 직접적인 탄소 감축 대신 거액의 자금을 들여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비판이 거세다. 한편, 인프라 확장을 주도하던 오픈AI는 천문학적인 전력과 비용 부담에 부딪혀 데이터센터 직접 구축 계획을 철회하고 클라우드 외주 체제로 전환하는 등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이미지 확대보기탄소배출권 뒤에 숨은 빅테크… "감축 없는 상쇄는 기만"
지난 21일(현지시각) 오일프라이스 보도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AI 도입이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17년 이후 해마다 약 12%씩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 속도는 다른 산업 분야보다 4배나 빠르다.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5%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비중은 5년 뒤 1.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일본의 국가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아마존, 구글, 메타, MS 등 빅테크 4개 사는 2023년 한 해에만 1192만 건의 영구 탄소 제거 크레딧을 구매했다. 2022년 구매량이 1만 4200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MS는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크레딧 구매량을 337% 늘려 2190만 건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를 냉정하게 평가한다. 탄소 비즈니스 위원회(Carbon Business Council)의 벤 루빈 사무총장은 "이러한 수요 급증은 장기적인 기후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나, 학계의 시선은 따갑다. 2025년 발표된 한 검토 논문에 따르면, 지난 25년간의 탄소 상쇄 프로그램은 구조적 결함 탓에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스티븐 레작 연구원은 "탄소 상쇄가 대규모로 작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며 "운영 방식을 바꿔 직접 배출을 줄이지 않는 한 빅테크의 투자는 그린워싱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오픈AI의 굴복… 1.4조 달러 '스타게이트' 꿈 접고 내실 경영으로
22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천문학적인 전력 수급과 건설 비용 문제는 AI 선두 주자인 오픈AI의 발목마저 잡았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블랙록 인프라 서밋에서 "데이터센터 구축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텍사스주 애빌린에 구축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기상 악화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나섰다. 당초 8년간 1조 4000억 달러(약 2109조 원)를 투입하려던 인프라 투자 계획을 6000억 달러(약 903조 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운영하려던 계획도 사실상 포기하고 오라클, MS, 아마존의 클라우드 용량을 임대해 쓰는 '외주 방식'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퓨처럼 그룹의 다니엘 뉴먼 CEO는 "시장은 무모한 지출보다 수익 성장에 걸맞은 재무적 책임감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오픈AI는 현재 엔비디아로부터 10기가와트(GW) 규모의 시스템을 공급받기로 했으며, 아마존의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움(Trainium)' 용량을 확보하는 등 파트너십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전력·자금·환경의 '삼중고'… AI 거품론 확산
월가에서는 오픈AI와 엔비디아의 협력 모델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오픈AI에 1000억 달러(약 15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나, 최근 젠슨 황 CEO는 "1000억 달러 투자는 고려 대상이 아닐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투자 규모가 축소되거나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당시의 공급자 금융 모델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상쇄'가 아닌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버지니아 공대의 왈리드 사드 교수는 "1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만 최소 3년에서 10년이 걸린다"며 "규제와 전력 수급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탄소 배출권에 기대어 성장을 지속하려는 빅테크의 전략은 환경 단체와 투자자 양측으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의 아룬 찬드라세카란 분석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이제야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며 "당장 확보 가능한 용량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시대를 뒷받침할 인프라 경쟁은 이제 '누가 더 많이 짓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