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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타이탄, 말레이서 486억대 ‘복합 리스크’ 피소… 경영진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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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타이탄, 말레이서 486억대 ‘복합 리스크’ 피소… 경영진까지 정조준

현지 물류사, 세금 소급분 및 이익률 저하 책임 물어 1억 3000만 링깃 청구
단순 계약 분쟁 넘어 '동남아 유통 구조·세금 체계' 비즈니스 모델 충돌 양상
현지 법인장 피고 지정에 영업 기밀 노출 위기… 롯데케미칼 해외 사업 관리 '시험대'
롯데케미칼의 동남아 거점인 롯데케미칼 타이탄(LC Titan)이 현지에서 486억 원 규모의 대형 소송에 휘말리며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케미칼의 동남아 거점인 롯데케미칼 타이탄(LC Titan)이 현지에서 486억 원 규모의 대형 소송에 휘말리며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롯데케미칼의 동남아 거점인 롯데케미칼 타이탄(LC Titan)이 현지에서 486억 원 규모의 대형 소송에 휘말리며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New Straits Times)의 지난달 31(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현지 물류 파트너사인 '페트롤리엄 로지스틱 서비스(Petroleum Logistic Services)'는 롯데케미칼 타이탄 홀딩스와 그 자회사, 그리고 장선표 현지 법인장을 상대로 총 13000만 링깃(486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금전적 분쟁을 넘어 말레이시아 특유의 복잡한 세무 행정과 유통 마진 체계를 둘러싼 비즈니스 구조적 갈등이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쟁점은 15% 마진 보장과 세금 책임 소재의 충돌


이번 소송의 핵심은 석유화학 제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 배분''공과금 부담'이다. 원고 측인 페트롤리엄 로지스틱 서비스는 롯데케미칼 타이탄이 업계 기준인 15%의 매출 총이익률을 보장하지 않아 막대한 영업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이익률 15% 기준 미달분인 11180만 링깃(418억 원)을 주된 청구 원인으로 삼았다.

원고 측인 페트롤리엄 로지스틱 서비스는 세금 및 벌금도 전가했다. 현지 과세 당국이 부과한 각종 세금과 벌금, 과태료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이 면책(Indemnity)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15% 마진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업계 최저 수준인 3% 마진과 전체 내수 매출의 15%에 달하는 유통 수수료를 지급하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는 말레이시아 내 유통 계약의 모호성과 사후 소급 과세가 빈번한 현지 특성이 결합된 결과로, 글로벌 기업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흔히 직면하는 '세무·영업 구조적 함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영진 정조준과 영업 기밀 노출 리스크


업계가 이번 소송을 엄중하게 보는 이유는 기업 법인뿐만 아니라 장선표 대표이사를 공동 피고로 지정했다는 점에 있다. 이는 법적 책임을 개인으로 확장해 의사결정권자를 직접 압박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원고 측의 고도화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고는 재판 과정에서 롯데케미칼 타이탄의 내수 판매 인보이스('거래 명세서' '대금 청구서), 고객별 결제 정보, 가격 정책 등 방대한 내부 자료의 공개(Disclosure)를 요구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재무 및 영업 영향은 제한적이며 법률 비용 외 실질적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으나, 소송이 장기화되어 핵심 영업 기밀과 가격 전략이 시장에 노출될 경우 동남아 시장 내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스트 차이나거점의 관리 고도화 시급


이번 사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생산 효율성'보다 '현지 공급망 및 세무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한 경영 변수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말레이시아 법조계와 석유화학 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향후 시장이 주목할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입증 책임의 향방이다. 유통 마진의 '적정성'은 계약서의 자구 해석보다 현지 관행과 시장 상황에 따라 판결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 법적 공방이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비즈니스 모델 재점검이다. 이번 소송을 계기로 동남아 내 유통 파트너사와의 수익 배분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불명확한 세금 분담 조항은 향후 추가적인 피소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 경영진 리스크 관리다. 해외 법인장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현지 관습법과 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내부 통제 시스템(Internal Control) 구축이 필요하다.

롯데케미칼 타이탄 소송 건은 단순한 비용 발생의 문제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사업 구조 전반의 '법적 내구성'을 재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배상금 규모보다, 이번 분쟁이 현지 규제 당국의 조사 확대나 유통 구조 재편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는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말레이시아 법원의 영업 자료 공개 명령 여부와 과세 당국의 추가 세무조사 착수 가능성 등을 주요 관전 요소로 꼽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