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CO’ 조롱에도 기한 연장 반복… 8% 급락한 S&P 500에 발목 잡힌 백악관
20% 석유 통로 인질극에 미 가솔린 4달러 육박… 대선 가도 ‘인플레이션’ 비상
제한 타격 시 130달러 vs 전면 충돌 시 금융위기급 150달러 상회
20% 석유 통로 인질극에 미 가솔린 4달러 육박… 대선 가도 ‘인플레이션’ 비상
제한 타격 시 130달러 vs 전면 충돌 시 금융위기급 150달러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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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위협은 ‘변동성 생성기’일 뿐인가… 학습된 시장의 냉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미 해군을 동원한 유조선 호송을 약속했으나 동맹국 포섭 실패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48시간 내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이란 전력망 말살을 위협했다가 마감 직전 기한을 5일 연장했다. 이러한 ‘기한 연장’ 패턴은 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지난달 21일 연장 발표 직후 브렌트유 가격은 하루 만에 11% 폭락하며 배럴당 100달러(약 15만 10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의 뉴스는 차익실현을 위한 설정"이라며 이를 역이용하라고 조롱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트럼프의 위협이 실제 군사 정책이라기보다 에너지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장 개입용 블러핑’으로 변질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시보드’에 갇힌 대통령… 8% 하락한 증시가 발목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결단을 주저하는 근본 원인은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경제 지표에 있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상무이사는 "정치 지도자들은 경제 상황에 민감하며, 특히 트럼프는 주식시장과 오일 시장 지표를 자신의 대시보드에 직접 올려두고 관리한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중동 불안으로 S&P 500 지수는 8%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 평균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3.99달러(약 6000원)로 한 달 전보다 1달러 이상 뛰어올랐다. 이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약속했던 트럼프 행정부에 치명적인 정치적 약점이다.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선택적 전쟁이 미국인들에게 하루 10억 달러(약 1조 5100억 원)의 비용을 치르게 한다"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호르무즈 위기가 시장에 전이되는 3단계 메커니즘
현재 시장이 겪는 공포는 단순한 물량 부족이 아닌 ‘구조적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첫째, 공급 충격이다. 사우디와 UAE의 파이프라인 대체 능력은 전체 봉쇄 물량에 비해 지극히 제한적이다. 두 국가의 합산 우회 능력은 하루 약 850만~900만 배럴 수준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약 1700만~2100만 배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둘째, 비용 인플레이션이다. 해상 보험료가 급등하며 실제 공급 차질보다 더 큰 폭으로 운송 비용이 상승, 전 세계 공급망 가격을 밀어 올린다. 호르무즈 해협 및 홍해 등 전쟁 위험 지역에 진입하는 선박의 보험료는 기존 대비 최고 1000% 이상(10배) 급등했다. 선박 가격 1억 달러 기준, 1회 항해 시 지불하는 전쟁위험보험료가 과거 0.125% 수준에서 5% 수준(약 5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셋째, 자산 하락이다. 유가 상승이 금리 인하 기대를 꺾고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증시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한다. 국제 유가(브렌트유 기준)가 장중 배럴당 110~112달러를 넘어서며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향 조정(2026년 PCE 전망 2.7%)되었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인해 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거나 인하 횟수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는 나스닥 등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나스닥은 단기 고점 대비 급락하며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향후 전개 시나리오와 대응 체크 포인트
이란 정권은 직접적인 군사 대결로는 승산이 없음을 인지하고, 미국에 경제적 고통을 안겨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버티기’에 돌입했다.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향후 사태는 세 가지 경로로 압축된다.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트럼프의 '입'보다 미 해군의 '실제 호송 가동 여부'가 훨씬 중요한 지표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미 해군의 호송 작전 구체화 여부, △이란 내 지상 작전 개시 여부,△S&P 500 지수의 200일선 지지 여부를 핵심 체크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트럼프의 위협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순간, 유가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글로벌 거시경제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파괴력을 보일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