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넘어 PCB·레이저·플라스틱까지 전방위 가격 인상… ST마이크로·무라타 등 동참
PC 신제품 가격 최대 30% 급등 예고… “일상용품까지 인플레이션 전이될 것” 경고
PC 신제품 가격 최대 30% 급등 예고… “일상용품까지 인플레이션 전이될 것”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메모리 칩과 CPU 등 핵심 부품뿐만 아니라 기판(PCB), 플라스틱, 수지, 특수 레이저 등 기초 소재부터 정밀 부품까지 가격이 일제히 치솟으며 전 세계 기술 산업이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조달 관리자들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가격 인상 통지에 “도망칠 곳이 없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드러냈다.
◇ 글로벌 부품 거물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4월부터 적용”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 전 세계 주요 공급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조정을 선언하고 나섰다.
유럽의 대표적 칩 개발사인 ST는 재료비, 에너지, 운송비 상승과 생산 능력 확보 비용을 이유로 4월부터 가격 조정을 시작한다고 고객사들에 통지했다.
일본의 전자부품 거물 무라타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인덕터, 공통 모드 초크 등 자동차와 전자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 가격을 4월부터 인상한다.
세계 최대 구리 적층판(CCL) 공급업체인 중국의 킹보드는 전쟁 발발 이후 석유화학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최근 3개월 동안 세 차례나 가격을 올렸다. 이번에는 가공 수수료를 10% 추가 인상했다.
◇ ‘AI 호황’의 역설… 보이지 않는 부품들의 심각한 부족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수요가 특정 부품에 집중되면서, 일반 대중에게 생소한 특수 부품들이 공급망의 새로운 병목 지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컴(Broadcom) 관계자는 “과거 6주면 충분했던 인쇄 회로 기판(PCB) 납기 기간이 현재 6개월까지 늘어났다”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한 병목 현상에 당혹감을 표했다.
세계 반도체 협회(SEMI) 설문 결과, 회원사의 70%가 원자재 가격 급등을 올해 가장 큰 경영 과제로 꼽았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금속 가격은 수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 소비자 가전 가격 인상 압박… “에이수스, 신제품 30% 인상”
부품 가격 상승은 결국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5위 PC 제조사인 에이수스(ASUS)는 2분기 신제품 가격을 25~30% 인상할 계획이다.
에이수스 측은 “32GB DRAM 가격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실제로 에이수스의 최신 AI PC인 ‘젠북 A14’의 시작 가격은 이전 세대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중동 위기로 물류 경로가 차단되면서 UPS 등 글로벌 운송업체들도 요금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 “전쟁 끝나도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전문가들은 이번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일상용품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수지 및 플라스틱 소재 가격 상승은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비닐봉지, 플라스틱 병, 장갑 등 일반 소비재 가격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터널 머티리얼즈(Eternal Materials) 관계자는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가격이 즉시 정상화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공급망 재편과 인플레이션의 여파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한국 IT 업계에 주는 시사점
특정 국가나 업체에 의존하는 부품 비중을 줄이고, 핵심 소재(CCL, 수지 등)의 전략적 재고를 최소 6개월 이상 확보하는 비상 경영 체제가 필요해 보인다.
부품가 폭등을 감내하기보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AI 기반 제품으로 재편하여 자연스럽게 판가를 인상하고 수익성을 보전하는 전략이 시급하다.
유가와 운송비 상승에 대응해 물류 경로를 재설계하고 에너지 저감형 생산 공정을 도입하는 등 내부 비용 절감 노력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