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샤오미 로봇 '사이버원', 인공 땀샘으로 모터 과열 난제 풀었다

글로벌이코노믹

샤오미 로봇 '사이버원', 인공 땀샘으로 모터 과열 난제 풀었다

손 크기 60% 줄여 1:1 구현… 8200㎟ 전면 촉각 센서로 시각 한계 극복
3D 프린팅 냉각 채널 탑재, 자동차 공정 76초 주기 내 90.2% 성공률 기록
전문가 "단순 시연 넘어 연속 가동 신뢰성 확보… 국내 업계도 열관리 주목해야"
샤오미는 인체의 발한 작용을 모방한 액체 냉각 시스템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CyberOne)'의 신규 설계를 공개했다. 사진=샤오미이미지 확대보기
샤오미는 인체의 발한 작용을 모방한 액체 냉각 시스템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CyberOne)'의 신규 설계를 공개했다. 사진=샤오미
로봇이 인간처럼 땀을 흘리며 열을 식히고, 눈을 감고도 손바닥의 촉감만으로 물체를 정밀하게 조작하는 시대가 열렸다. 가전과 전기차 시장에서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샤오미(Xiaomi)가 이번에는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로봇 시장의 기술적 문턱을 높이고 있다.

로봇 전문 매체 AI 앤 로보틱스(AI and Robotics)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샤오미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인체의 발한 작용을 모방한 액체 냉각 시스템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CyberOne)'의 신규 설계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로봇이 24시간 가동되는 실제 공장 환경에서 맞닥뜨리는 '고열'과 '정밀 제어'라는 두 가지 핵심 난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을 정조준하고 있다.

'인공 땀샘'이 식히는 고성능 모터… 3시간 연속 가동 '합격점’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은 좁은 공간에 수많은 모터와 전송 장치가 밀집해 있어, 장시간 작동 시 발생하는 열이 성능 저하와 부품 수명 단축의 주요 원인이었다.

샤오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3D 프린팅 공법으로 제작한 미세 금속 액체 냉각 채널을 손 내부에 이식했다.

이 시스템은 고밀도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액체를 통해 외부로 방출하며, 이는 인간의 땀샘이 체온을 조절하는 원리와 흡사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 '인공 땀샘'은 분당 약 0.5mL의 수분을 증발시켜 10W(와트) 수준의 능동 냉각 효과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실제 현장 데이터로 입증됐다. 샤오미 전기차(EV) 조립 공정 시연에서 사이버원은 76초라는 엄격한 공정 주기 내에 나사를 조이는 작업을 수행했으며, 3시간 연속 가동 중 90.2%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기존 로봇 손들이 과열 탓에 1만 회 정도에서 고장이 났던 것과 달리, 새 모델은 15만 회 이상의 움켜쥐기 시험을 통과하며 15배 높은 내구성을 증명했다.

시각 의존 탈피한 8200㎟ 촉각 센서… 국내 로봇업계 “열관리가 승부처”


이번 업데이트의 또 다른 핵심은 '눈'이 아닌 '손' 자체의 감각이다. 샤오미는 로봇 손의 부피를 기존보다 60% 줄여 성인 남성과 동일한 1:1 비율을 구현하는 동시에, 손바닥 전체에 8200제곱밀리미터(㎟) 규모의 촉각 센서를 탑재했다.

이는 카메라가 물체에 가려지거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로봇이 손바닥에 닿는 촉감만으로 물체를 파악하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각 정보가 제한된 공장 내부의 좁은 틈새 작업에서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로봇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공세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내 로봇 부품사 관계자는 "그동안 로봇 손의 경쟁력이 정교한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공장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는 '신뢰성'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며 "샤오미의 액체 냉각 방식은 국내기업들도 고성능 휴머노이드 개발 시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술적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 개방으로 생태계 선점 노려… '피지컬 AI' 주도권 경쟁 가속


샤오미는 이번 기술 공개와 함께 촉각 미세 조정 모델 '탁리파인넷(TacRefineNet)'과 61시간 분량의 촉각 원천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배포했다. 이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샤오미의 데이터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사 플랫폼 중심의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주도권 쟁탈전으로 보고 있다. 가상 세계의 지능이 실제 물리적 신체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드웨어적 한계를 중국 특유의 제조 경쟁력과 방대한 데이터로 돌파하고 있다는 평가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는 단순히 걷고 뛰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인간의 생체 구조를 영리하게 모방해 산업 현장의 가혹한 환경을 견뎌내느냐에 달려 있다.

'땀 흘리는 로봇 손'을 앞세운 샤오미의 행보는 이제 막 본격화된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 강력한 경고장을 던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