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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사재기’의 실상… 中 유통상 “창고에 쌓인 RAM 어쩌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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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사재기’의 실상… 中 유통상 “창고에 쌓인 RAM 어쩌나” 비명

구글 ‘터보퀀트’ 압축 기술 공개와 AI 하이퍼스케일러의 효율화 전환, 범용 DRAM 가격 하방 압력 시작
가격 급등 노리고 레버리지로 물량을 매집 중국 유통상들 재고 가치 하락에 ‘연쇄 손절’ 공포
HBM과 범용 DRAM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심화, 유통 단계 거품 제거가 시장 정상화 신호탄
AI 특수를 노리고 DRAM(디램)을 대량으로 비축했던 중국 유통상들이 최근 가격 하락세에 직면하며 패닉에 빠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던 메모리 칩이 창고 처치 곤란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AI 특수를 노리고 DRAM(디램)을 대량으로 비축했던 중국 유통상들이 최근 가격 하락세에 직면하며 패닉에 빠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던 메모리 칩이 창고 처치 곤란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봄, 전 세계 인공지능(AI) 열풍의 심장부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을까. 지난 2(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코타쿠(Kotaku)Wccftech 보도를 종합하면, AI 특수를 노리고 DRAM(디램)을 대량으로 비축했던 중국 유통상들이 최근 가격 하락세에 직면하며 패닉에 빠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던 메모리 칩이 창고 처치 곤란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형제들, 우린 끝장났다”... 투기적 재고가 부른 유통가 패닉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의 한 메모리 공급업자가 DRAM 칩과 부품이 가득 쌓인 창고를 배경으로 하소연하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영상 속 판매자는 형제들, 메모리 가격이 폭락했다. 물건은 쌓여 있고 우리는 완전히 망했다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느냐고 절규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실제 아마존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커세어(Corsair)의 특정 메모리 모듈 가격은 490달러(74만 원)에서 380달러(57만 원)20% 넘게 급락했다. 그동안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메모리를 싹쓸이하며 발생한 -아게돈(RAM-aggedon)’ 현상에 베팅했던 투기 세력에게는 치명적인 수치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가 사실상 금융자산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격 상승기에 차익을 노리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고점에서 물량을 매집했던 소규모 유통상들은 미세한 가격 조정에도 담보 가치 하락과 현금흐름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재고를 털어내려는 이들이 강제 청산(Forced liquidation)에 나설 경우 시장 공급이 일시적으로 급증하며 가격을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구글 터보퀀트가 쏜 화살… 메모리 무한 확장 신화에 균열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변수는 기술 혁신에 따른 수요 구조의 변화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TurboQuant)’ 압축 알고리즘은 특정 AI 워크플로우에 필요한 메모리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물론 기술 업계 일부에서는 구글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지만 AI 연산 효율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기업들이 비싼 값을 치르며 물리적인 메모리 용량을 무한정 늘릴 이유가 사라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구글의 이번 발표는 수요를 즉각적으로 줄였다기보다, ‘메모리 부족 신화에 균열을 낸 결정적 심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보기술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메모리 집약적인 하드웨어 확충 대신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눈을 돌리는 효율화 전환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가 덜 유용한자산이 되는 순간, 시장의 투기적 수요는 빠르게 증발할 수밖에 없다.

HBM은 강세, 범용은 조정… 디커플링시대의 생존 전략


이번 가격 하락을 전체 반도체 업황의 몰락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유통 마진과 투기적 재고가 정리되는 공급망 거품 제거과정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품목별 디커플링이다. AI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로 가격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DDR4DDR5 같은 범용 DRAM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

향후 시장은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유통상의 투매로 인한 추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투자가 지속되는 한 수요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진통은 수요 붕괴가 아니라 유통 단계의 거품이 빠지는 정상화 과정인 셈이다.

앞으로 메모리 시장은 물리적 용량 확보 경쟁에서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역량경쟁으로 그 중심축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시장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CAPEX) 변화 추이, HBM 단가 및 가동률, ▲주요 유통 채널의 재고 회전율을 투자에 참고할 핵심 지표로 주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