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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325조 평가이익… 그런데 CEO는 0%” 오픈AI, 자본주의 뒤집은 기묘한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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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325조 평가이익… 그런데 CEO는 0%” 오픈AI, 자본주의 뒤집은 기묘한 설계

유출된 캡테이블로 본 ‘AI 제국’의 명암
마이크로소프트(MS), 130억 달러 투자해 17.6배 수익… 평가이익만 325조 원 육박
소프트뱅크, 400억 달러 대규모 차입 베팅 적중… 75조 원 ‘수익권’ 안착
‘경제적 실리’는 투자자가, ‘절대 의결권’은 지분 없는 비영리 재단이 장악
마이크로소프트(MS)는 17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수십조 원의 평가이익을 쌓았다. 하지만 정작 이 ‘AI 제국’을 이끄는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CEO)의 지분은 단 1%도 없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MS)는 17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수십조 원의 평가이익을 쌓았다. 하지만 정작 이 ‘AI 제국’을 이끄는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CEO)의 지분은 단 1%도 없다. 이미지=제미나이3
마이크로소프트(MS)17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고,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수십조 원의 평가이익을 쌓았다. 하지만 정작 이 ‘AI 제국을 이끄는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CEO)의 지분은 단 1%도 없다. 최근 유출된 오픈AI(OpenAI)의 주주 명부(Cap Table)는 천문학적인 투자 성공 사례 뒤에 숨겨진, 자본주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기묘한 권력 설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포브스(Forbes)는 지난 2(현지 시간), 투자자 쉴 모노(Sheel Mohnot)가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오픈AI의 기업 가치를 8520억 달러(1286조 원)로 추산하고 주요 주주들의 상세 수익 구조를 보도했다. 비록 이 수치가 공식 발표가 아닌 유출된 투자자 자료에 기반한 추정치이나, 시장에서 거론되는 8000~1조 달러(1208~1510조 원)의 가치 평가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MS·소프트뱅크의 역대급 베팅… 숫자로 증명된 AI 잭팟


주주 명부에서 확인된 가장 압도적인 승자는 MS. MS2019년부터 지난 해 1월까지 총 130억 달러(196300억 원)를 투입했다. 현재 MS가 보유한 26.79%의 지분 가치는 약 2283억 달러(3447500억 원)에 이르며, 장부상 평가이익만 2153억 달러(3251200억 원). 이는 전 세계 기관 투자사를 통틀어 단일 기업 투자로 거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익 중 하나로 꼽힌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추격도 매섭다. 소프트뱅크는 총 646억 달러(975500억 원)를 투자해 11.66%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지분 가치는 993억 달러(1499500억 원), 이미 500억 달러(755000억 원) 이상의 평가이익 구간에 진입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투자금 마련을 위해 JP모건 등으로부터 400억 달러(604000억 원) 규모의 단기 대출(Bridge Loan)을 활용했다는 점은 향후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돈은 투자자가, 권력은 재단이… 지배구조의 오해와 진실


이번 명부 공개의 핵심은 오픈AI(경제적 이익)’권력(의결권)’을 완전히 분리해 설계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최대 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지만, 오픈AI는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투자자(MS, 소프트뱅크 등)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가지만, 이사회 의결권은 제한적이다. 특히 MS의 수익은 대부분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이며, 실제 현금 흐름은 클라우드(Azure) 독점 공급과 수익 공유 구조를 통해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형태다.

반면 비영리 재단(OpenAI Foundation)은 자본 투입 없이도 25.80%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재단이 이사회 임명권 100%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샘 올트먼(Sam Altman)1조 달러 규모 기업의 수장이지만 지분은 '0%'. 이는 단순한 기형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인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투자자의 이익보다 '기술 통제와 미션'을 우선하기 위해 설계된 일종의 안전장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머스크의 소송과 1조 달러 IPO의 갈림길


이러한 독특한 구조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초기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비영리 약속을 어기고 상업화로 변질됐다"며 사기 혐의 소송을 제기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재판 결과에 따라 오픈AI의 영리 법인(PBC) 전환 정당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소송의 핵심은 인류를 위한 AI 개발이라는 초심이 자본 유치 과정에서 훼손됐는지 여부다.

그럼에도 시장의 눈은 이미 1조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로 향하고 있다. 2004년 구글 상장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이번 상장은 장부상의 평가이익을 실제 현금으로 실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상장 성사는 지배구조 개편과 규제 승인, 그리고 수익 모델의 지속 가능성 입증 여부에 달려 있다.

오픈AI 상장 앞두고 주목해야 할 3대 관전 포인트


이번 오픈AI의 주주 명부 유출은 단순한 투자 대박소식을 넘어, 향후 인공지능(AI) 산업의 패권과 자본 흐름을 가늠할 결정적 지표를 제시한다. 투자자들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기형적 지배구조의 정상화 여부다. 현재 지분이 전혀 없는 샘 올트먼 CEO에게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부여할지, 그리고 의결권 100%를 쥔 비영리 재단이 영리 법인 상장 과정에서 권력을 어떻게 재편할지가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1조 달러 몸값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둘째, 엔비디아와 오픈AI혈맹강도다. 명부상 3.47% 지분을 가진 엔비디아의 투자가 현금이 아닌 GPU(그래픽처리장치) 현물 출자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하드웨어 공급망을 쥔 자가 소프트웨어 권력까지 지배하는 AI 생태계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잣대가 된다.

셋째, 사법·규제 리스크의 해소다.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비영리 원칙 훼손소송과 미 당국의 독과점 규제 승인은 오픈AI 상장의 최대 분수령이다. 오는 27일 예정된 재판 결과는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세 가지 고개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AI 산업의 미래 지형도가 다시 그려질 것이다.

자본주의의 기본 문법을 파괴하며 등장한 오픈AI'기묘한 설계'가 인류를 위한 축복이 될지, 아니면 거대 자본의 정교한 탈출 전략으로 끝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