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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꿀 컨설팅의 미래… ‘거대 기업’ 지고 ‘개인 브랜드’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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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꿀 컨설팅의 미래… ‘거대 기업’ 지고 ‘개인 브랜드’ 시대 온다

지식·노동 차익거래 시대 종말…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통찰’이 핵심
전통적 피라미드 구조 해체 가속화… “업계 베테랑 중심의 1인 기업 형태로 회귀할 것”
AI는 컨설팅 산업을 혁신하여 전문가들이 가진 지식을 더욱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는 컨설팅 산업을 혁신하여 전문가들이 가진 지식을 더욱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사진=로이터
지난 100여 년간 기업의 전략과 운영을 책임져온 컨설팅 산업이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실존적 위기 앞에 섰다.

과거 ‘지식의 독점’과 ‘고숙련 노동력 제공’으로 번영을 누렸던 컨설팅 업계는 이제 AI가 코드를 짜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대에 맞춰 스스로의 존립 근거를 재정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컨설팅 산업이 얼굴 없는 거대 법인의 규모 경제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브랜드가 되는 ‘장인 정신의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기고한 고바야시 노부코 전 EY-파르테논 파트너는 컨설팅 산업의 근본적인 재편을 예고했다.

◇ 지능과 노동의 차익거래, AI가 완전히 대체한다


전통적으로 컨설턴트의 가치는 고객사가 가지지 못한 정보나 인력을 제공하는 ‘차익거래(Arbitrage)’에서 발생했다.

1980년대만 해도 컨설턴트는 외부의 모범 사례를 독점한 ‘선생님(Sensei)’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편화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지식은 상품화되었고, 누구나 AI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요약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컨설턴트만의 정보 우위는 사라졌다.

기업이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할 때 컨설팅사의 젊은 인재들을 빌려 쓰던 ‘바디샵(Body Shop)’ 모델 역시 위태롭다.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프로젝트 관리와 행정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단순히 성실하고 교육 잘 받은 주니어 컨설턴트 수십 명을 투입하는 방식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다.

◇ AI 시대의 생존 전략: ‘측정 불가능한 인간 지능’


그렇다면 AI 시대에 인간 컨설턴트에게 남은 영역은 어디일까? 고바야시 노부코는 ‘경험’과 ‘관계’에 기반한 아날로그적 통찰을 꼽았다.
인수합병(M&A) 후의 복잡한 구조조정이나 조직 내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통합 과정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높은 지능(IQ)뿐만 아니라 감성 지능(EQ)을 갖춘 숙련된 인재가 현장에 파견되어 인간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일수록 ‘점들을 연결해 의미를 도출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수십 년간 특정 산업에 몸담은 베테랑 컨설턴트가 유럽의 수소 에너지 동향을 현지 네트워크와 과거 경험을 통해 해석해주는 것은 AI가 일반 검색으로 찾아낼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이다.

◇ 피라미드 구조의 붕괴… ‘개인 브랜드’의 부활


미래의 컨설팅은 수많은 애널리스트가 파트너를 받치는 거대한 피라미드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화된 베테랑 중심의 ‘소규모 정예화’ 혹은 ‘1인 기업’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고객은 컨설팅 회사의 간판보다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과 평판을 가진 개별 컨설턴트를 찾게 된다. 이는 컨설팅 산업이 태동기였던 ‘청소년기’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당시 컨설턴트들은 회사 이름보다 개인의 브랜드를 걸고 CEO들과 소통했다.

거대 컨설팅사들은 이제 주니어 인력을 대거 채용해 교육시키는 시스템을 버리고, 사모펀드처럼 경험 많은 ‘운영 임원’들을 보유했다가 필요한 곳에 파견하는 ‘프리미엄 인재 공급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 한국 컨설팅 업계에 주는 시사점


도쿄대 등 명문대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었던 컨설팅업은 이제 단순 스펙보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가 확실한 인재를 원하게 될 것이다. 취업 준비생들은 범용적인 문제 해결 능력보다 특정 산업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갖출 필요가 있다.

대형 SI(시스템 통합)나 운영 효율화 프로젝트에 의존해온 국내 컨설팅사들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전략 컨설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대형 법인에서 독립한 베테랑 컨설턴트들이 주도하는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나 ‘부티크 컨설팅사’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이는 기업들에게 더 저렴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얻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