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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에 균열?”… 위안화, 서구 통계보다 더 깊고 빠르게 세계 경제 침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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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패권에 균열?”… 위안화, 서구 통계보다 더 깊고 빠르게 세계 경제 침투 중

中 ‘자체결제시스템’(CIPS) 거래량 전년 대비 40% 급증… 스위프트(SWIFT) 지표의 한계
“이미 세계 3대 결제 통화” vs 스위프트 “아직 6위”… 통계 간극 속 ‘페트로위안’ 부상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
중국의 위안화가 서구권의 전통적인 금융 데이터가 포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글로벌 거래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이 구축한 독자적인 국경 간 결제 시스템(CIPS)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국제은행간금융통신협회(SWIFT) 통계만으로는 위안화의 실제 영향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달러 무기화’에 대한 공포가 위안화 결제망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통계의 사각지대… 스위프트(SWIFT)가 보지 못하는 위안화의 실체


현재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놓고 서방의 지표와 중국의 내러티브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스위프트의 최신 데이터(2월 기준)에 따르면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가치 점유율은 2.74%로 세계 6위에 머물러 있다. 반면, 중국인민은행 판공성 총재는 위안화가 이미 세계 3대 결제 통화 반열에 올랐다고 공언한다.

이러한 차이는 중국의 자체 결제 시스템인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CIPS는 2024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175조 위안(약 25.35조 달러)을 처리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첸 수석 경제학자는 "CIPS와 개별 국가 간 양자 결제는 스위프트의 메시징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서구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며 "이제 스위프트 점유율은 위안화의 실제 위상을 보여주는 거울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탈달러화’의 가속… 이란 전쟁이 당긴 페트로위안의 방석


중국은 미국 달러 중심의 결제 채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CIPS의 기능을 대대적으로 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의 금융 제재가 강화되자, 많은 국가가 '달러 무기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위안화 결제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원유 결제 대금을 위안화로 치르는 ‘페트로위안(Petroyuan)’의 부상은 달러 패권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CIPS는 위안화 표시 결제에만 집중하던 운영 규칙을 8년 만에 개정했다. 이는 베이징이 CIPS를 다중 통화 결제를 지원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육성하여, 달러를 대체할 강력한 대안 금융 인프라로 구축하려 함을 시사한다.

주민 전 IMF 부총재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결제 네트워크를 더 저렴하고 빠르며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금융 부문의 고위급 개방을 통해 국경 간 연결성을 심화하고 있다.

◇ 위안화 국제화의 척도와 향후 전망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는 결제 점유율 외에도 외화보유액 비중, 국제 부채 시장 사용량, 원자재 가격 결정권 등으로 측정된다.

스탠다드차타드 딩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국경 간 결제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전통적 지표로 위안화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점점 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위안화가 5년 내에 주요 기축통화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위안화(e-CNY)와 CIPS의 결합은 국경 간 결제의 기술적 장벽을 허물고 있다.

◇ 한국 금융과 수출 기업에 주는 시사점


중동 전쟁과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위안화 결제 비중이 높은 중국 및 신흥국과의 거래에서 CIPS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관련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스위프트 지표만으로 글로벌 유동성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CIPS 거래량 등 대안 지표를 결합한 입체적인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

에너지 수급 시 위안화 결제 요구가 거세질 것에 대비해, 환율 변동성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위안화 자산 보유 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