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아폴로·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큰손' 대거 응찰...인수전 본격화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 해결사 낙점...1조 엔(약 9조 2800억 원)대 수혈
7년 연속 적자 도쿄전력, 원전 재가동과 자본제휴로 경영 정상화 승부수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 해결사 낙점...1조 엔(약 9조 2800억 원)대 수혈
7년 연속 적자 도쿄전력, 원전 재가동과 자본제휴로 경영 정상화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니혼게이자이신문(NIKKEI)의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실시한 자본제휴 모집에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그리고 일본 소프트뱅크 등 수십 개 후보군이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는 지난 1월 일본 정부가 승인한 재건 계획에 따른 행보로, 만성적 적자에 시달려 온 도쿄전력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기회로 삼아 환골탈태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소프트뱅크 등 '전략적 투자자' 참전...에너지·IT 연합 전선 형성
도쿄전력이 추진하는 이번 제휴는 단순한 자금 수혈을 넘어선다. 시장에서는 외부 출자 규모가 1조 엔(약 9조 2800억 원)을 가볍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모집에는 베인캐피털, KKR 등 세계 굴지의 사모펀드뿐 아니라 일본 내 기업 연합인 일본산업파트너즈(JIP)도 가세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소프트뱅크의 참전이다.
소프트뱅크의 응찰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맞닿아 있다. 도쿄전력은 송배전망을 쥐고 있고, 소프트뱅크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를 확장 중이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에너지 공급자와 대규모 수요처가 결합하는 '에너지-IT 융합'이 이번 딜의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도쿄전력은 통신업 외에도 건설, 가스 등 사업 시너지(상승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별하여 컨소시엄(기업 연합) 형태의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7기 연속 현금 흐름 적자...데이터센터발 수요 폭증이 구원의 밧줄
도쿄전력이 이토록 외부 자본에 목을 매는 이유는 생존을 위협하는 재무 구조 탓이다. 2024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까지 도쿄전력의 순현금수지(FCF)는 7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6년 소매 시장 자유화 이후 수도권 점유율의 30%를 신규 전력 회사들에 내주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도쿄전력이 오는 16일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 6호기 운영을 재개해 연간 1000억 엔(약 9280억 원)의 수익 개선을 노리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미래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가 안보와 '외환법' 장벽...국익 보호와 자본 유치의 균형점
이번 '메가 딜'의 최종 낙점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전력망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기간시설이기에 외국 자본의 진입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해외 기업의 투자를 규제하는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외환법)'을 엄격히 적용해 투자 자격과 방식을 정밀 검증할 예정이다.
도쿄전력 내부에서는 지주사 산하 사업 회사가 직접 출자를 받거나, 별도의 중간 지주회사를 세워 자본을 수용하는 방식, 심지어 주식 공개 매수(TOB)를 통한 비상장화까지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다만 도쿄전력 관계자는 "일부 응찰자 중에는 핵심 영업 정보만 취득하려는 목적이 의심되는 곳도 있다"라며 "사업적 진정성과 국익 보호 측면에서 수개월에 걸친 정밀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전력 주권의 재편,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의 단면
이번 도쿄전력의 자본제휴 시도는 단순한 민영화나 기업 구조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에너지 안보라는 국가적 과제와 AI 인프라 확충이라는 경제적 실리가 충돌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요 산업들이 무너졌을 때와 달리, 지금의 도쿄전력은 '전력 수요 폭증'이라는 강력한 순풍을 등에 업고 있다. 하지만 사고 대응 비용이라는 무거운 짐과 노후 전력망이라는 족쇄가 발목을 잡는다.
이번 딜의 성패는 글로벌 자본의 탐욕을 제어하면서 얼마나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 시장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와 블랙스톤 같은 재무적 투자자의 황금 조합이 나올지가 관건"이라며 "이는 향후 글로벌 전력 산업 구조조정의 표준(Standard)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