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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외교 도박', 美-이란 '운명의 회담' 주선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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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외교 도박', 美-이란 '운명의 회담' 주선 성공할까

이슬라마바드 전역 봉쇄 속 J.D. 밴스 부통령·이란 대표단 회동 가교 역할
실패 땐 외교적 위상 추락 위험…서부 국경 안정 위해 '미션 임파서블' 도전
미국-이란 사이 '메신저' 넘어 '조정자'로 부상…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끌어낼까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남성이 대통령 관저 앞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의 평화 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남성이 대통령 관저 앞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의 평화 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평화 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위험 외교 도박'에 나섰다.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미-이란 전쟁을 봉합하고, 자국 서부 국경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이슬라마바드에서 역사적인 회담을 주선한 것이다.

파키스탄, 세계경제 안정과 국경 안보 위해 '중재자' 자처


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수주간의 막후 외교를 통해 전쟁 위기를 막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0일(현지 시각)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과 이란 고위 관계자들이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동정책센터(MEPC)의 캄란 보카리 선임 연구원은 "파키스탄은 서부 국경 지대의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의 무정부 상태를 원치 않는다"면서 "계속되는 전쟁은 이미 취약한 파키스탄의 안보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슬라마바드 철통 보안…'테러 위험' 속 긴장감 고조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고려해 수도 이슬라마바드 중심부를 사실상 봉쇄했다. 회담장으로 지목된 세레나 호텔은 투숙객을 모두 퇴거시키고 정부가 직접 통제에 들어갔으며, 시내 곳곳에 검문소와 장갑차가 배치됐다.

이러한 전례 없는 보안 조치는 파키스탄 내 무장 세력의 테러 위협 때문이다. 지난 2월 이슬라마바드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이후 안보 우려가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회담 중 작은 불상사라도 발생할 경우 파키스탄이 쌓아온 외교적 신뢰는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

시드니 공과대학교의 무함마드 파이살 분석가는 "파키스탄이 이번 중재에 막대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했다"면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약속은 크지만 결과는 내지 못하는 국가'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신저 넘어 조정자로…과연 실질적 양보 이끌어낼까


과거 외교적 변방에 머물렀던 파키스탄의 위상은 이번 중재를 통해 급격히 반등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파키스탄 군부와 정부를 중재자로 선택한 것은 이들이 이란의 실질적인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불만을 전달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레바논 지역까지 휴전을 확대할 것을 미국 측에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스팀슨센터의 엘리자베스 스렐켈드 소장은 "파키스탄이 양측을 테이블로 불러들일 신뢰는 확보했지만, 미국과 이란이 양보를 거부할 때 이를 강제할 실질적인 지렛대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여부가 이번 파키스탄의 '중재 드라마' 결과에 달려 있는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이슬라마바드로 집중되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