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주가 70% 폭락한 에스티로더, 럭셔리 향수 1위 푸이그로 반격하나
로더 가문 ‘슈퍼 의결권’ 행사에 소수 주주 반발… 부채 급증 및 기업가치 하락 우려
로더 가문 ‘슈퍼 의결권’ 행사에 소수 주주 반발… 부채 급증 및 기업가치 하락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지난 9일(현지시각) 에스티로더가 약 40억 유로(약 6조 9500억 원) 규모의 푸이그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행보가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보다는 설립자 가문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 16% 급락… 내실 경영 뒷전인 채 '몸집 불리기' 치중 비판
에스티로더 경영진이 푸이그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후, 에스티로더 주가는 약 16% 하락하며 시장의 불신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된 시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에스티로더는 이미 중국 시장 매출 부진과 중동 분쟁에 따른 공급망 타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실제로 에스티로더의 지난 5년간 주가는 70% 이상 폭락했으며, 2022년 2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최근 8%대까지 급감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초 체력(스킨케어)이 바닥난 상태에서 화장(M&A)만 잔뜩 덧바른다"는 냉소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실적 회복세가 본궤도에 오르기 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를 강행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로더 가문 ‘슈퍼 의결권’의 횡포… 소수 주주들은 ‘들러리’ 전락
이로 인해 소수 주주들이 이번 인수합병(M&A)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더라도, 가문의 결정만 있다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가족 경영의 폐해를 '가치 함정(Value Trap)'으로 규정하고 있다.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라는 명분 뒤에 숨은 가문의 독단적인 오판이 기업 전체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3년 28억 달러(약 4조 1500억 원)에 인수한 톰 포드(Tom Ford)에서 거액의 손실(손상 차손 7억 7300만 달러)을 기록한 전례가 있어, 가문의 M&A 선구안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럭셔리 향수 1위 푸이그로 승부수… 로레알 추격 가능할까
에스티로더가 푸이그를 정조준한 이유는 향수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럭셔리 향수 시장은 2020년 이후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뷰티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푸이그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빌려 숙적 로레알(L’Oréal)을 추격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보다는 현실적인 제약에 주목한다. 에스티로더는 현재 틱톡 숍(TikTok Shop) 등 신규 판매 채널 대응에서 로레알에 밀리고 있으며, 헤일리 비버의 '로드(Rhode)' 같은 신생 브랜드에 젊은 고객층을 뺏기고 있다.
여기에 무리한 인수 자금 조달로 부채가 급증할 경우, 이자 부담이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의 한 분석가는 "로레알 역시 가족 경영 체제이지만 훨씬 민첩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에스티로더가 가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이번 인수를 강행한다면 주주 가치 훼손은 물론 글로벌 뷰티 시장 내 위상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