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분쟁 여파에 걸프 투자자들 ‘지리적 분산’ 재평가… 자산 관리 허브 매력 부각
다국적 기업 신중론에 단기 리스는 둔화… “중기적으로 센트럴 A급 오피스 회복 주도”
다국적 기업 신중론에 단기 리스는 둔화… “중기적으로 센트럴 A급 오피스 회복 주도”
이미지 확대보기유가 급등과 전쟁 여파로 다국적 기업들의 오피스 임대 모멘텀은 일시적으로 둔화됐으나, 자본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걸프 지역 투자자들이 아시아로 눈을 돌리면서 홍콩의 프리미엄 오피스 시장이 중장기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각) 사빌스(Savills)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등 주요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홍콩의 자산 관리 허브로서의 명성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 걸프 자산가들의 ‘동방 정책’… 3조 달러 자본의 재할당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는 그동안 서구권이나 본토에 집중됐던 걸프 지역 수도들의 투자 전략을 바꾸고 있다.
사빌스 홍콩의 잭 통 이사는 "미-이란 분쟁으로 일부 중동 도시들이 안전한 자산 목적지라는 인식이 약화됐다"며 "약 3조 달러를 초과하는 중동 민간 자산 중 일부가 보다 안정적인 금융 중심지인 홍콩으로 재할당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와 미 달러 모두에 강력하게 연결된 홍콩의 금융 구조는 중동 투자자들이 위험을 분산하고 자본을 고정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걸프 지역의 고액 자산가와 패밀리 오피스들이 홍콩에 거점을 마련함에 따라 프라이빗 뱅킹, 법률,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트럴(Central)과 침사추이 일대의 프리미엄 오피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단기적 ‘관망세’… 유가 상승과 운영비 부담이 원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다. 특히 실물 경기에 민감한 다국적 기업들은 즉각적인 신중론에 빠졌다.
유가 급등으로 운영 비용이 오르고 실적 가시성이 흐려지자, 많은 다국적 기업이 사무실 이전이나 확장, 장기 임대 갱신을 미루고 ‘지켜보는 태도(Wait-and-see)’를 취하고 있다.
다만 시장 지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홍콩 내 모기지 기준점인 1개월 만기 히보르(Hibor)는 2월 말 2.41%에서 최근 2.24%로 완화되며 금융 비용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다.
◇ 2019년 이후 최저점… “공급 압박 해소가 회복의 열쇠”
홍콩 오피스 시장은 2019년 시위와 팬데믹을 거치며 임대료가 고점 대비 21% 이상 하락하는 장기 침체를 겪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바닥’을 다지는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사빌스는 향후 2032년까지 연간 평균 약 60만 평방피트의 프라임 오피스가 완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과거 평균인 200만 평방피트의 3분의 1 수준으로, 과잉 공급 문제가 점차 해소될 것임을 의미한다.
콜리어스(Colliers)는 2026년 센트럴 지역 1등급 오피스 임대료가 약 5% 상승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본토 기업들의 해외 확장 수요와 중동 자본의 유입이 맞물리는 지점이다.
◇ 한국 금융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중동 자본이 홍콩으로 향한다는 것은 아시아 전반의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 증권사 및 운용사들은 홍콩 내 패밀리 오피스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중동 자금을 유치할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홍콩 임대료가 하락한 지금이 저평가된 프라임 자산을 확보할 전략적 적기일 수 있다. 특히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2026년 이후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과 고유가가 단기적으론 악재지만, 안전자산 선호 현상(Flight to quality)을 자극해 핵심 입지의 프리미엄 자산 가치를 오히려 높일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