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역 10개국, 텍스트 자원 부족에 AI 추론 비용 ‘10배’ 폭등
‘LLM’ 가고 ‘고효율 SLM’ 급부상, 엣지 AI 하드웨어 시장 선점 경쟁 가속… 한국 기업, 공급망 전략 ‘China+1’ 연동 필수
‘LLM’ 가고 ‘고효율 SLM’ 급부상, 엣지 AI 하드웨어 시장 선점 경쟁 가속… 한국 기업, 공급망 전략 ‘China+1’ 연동 필수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추진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공급망 전략과 맞물려, 동남아 현지 규제와 언어에 특화된 AI 모델은 향후 리스크 관리와 기업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동남아 언어의 ‘높은 엔스로피’, AI 추론 비용 10배 폭등 불러
14일(현지시간) 디지타임스(DIGITIMES) 및 GITEX AI 아시아 전시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남아시아 AI 개발의 최대 걸림돌은 ‘언어적 엔스로피’의 과부하와 디지털 말뭉치(Corpus)의 부족으로 나타났다. ‘언어적 엔스로피’란 특정 언어의 복잡성, 불확실성, 그리고 예측 불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영어는 방대한 데이터 덕분에 학습과 추론이 용이하지만, 태국어·인도네시아어·베트남어 등은 고품질 데이터가 부족해 범용 AI 적용 시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빈번하다. 특히 띄어쓰기가 없는 태국어 등은 토큰화(Tokenization) 과정에서 파편화가 발생해 영미권 대비 3~10배 많은 컴퓨팅 리소스를 잡아먹는다. 이는 현지 기업들에게 ‘천문학적인 AI 유지 비용’이라는 진입 장벽을 만들고 있다.
‘소버린 AI’ 열풍…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독자 모델 구축
이러한 기술적·비용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은 국가 차원의 ‘소버린(Sovereign) AI’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전역의 언어 특성을 반영한 ‘SEA-LION’ 모델을 통해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자국 정서에 특화된 ‘Sahabat-AI’를 개발 중이다. 태국과 베트남 역시 법률·금융 등 전문 분야에 맞춘 소형언어모델(SLM)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형 모델보다 효율적인 현지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해, 클라우드 없이 기기 자체에서 구동되는 차세대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 국가는 거대언어모델(LLM)의 매개변수(Parameter)를 줄이는 대신, 특정 언어와 산업에 최적화된 소형 모델(SLM)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도 특정 분야에서 조 단위 파라미터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업계 기회 요인, 클라우드에서 ‘엣지’로의 이동
전문가들은 동남아발 AI 현지화 열풍이 하드웨어 시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통신 환경과 언어적 특성을 고려할 때,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춘 **‘엣지 AI’**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 차량, 웨어러블 기기에서 실시간 번역과 지능형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려면 저지연·오프라인 구동이 가능한 SLM 최적화 칩셋이 필수적이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차세대 저전력 D램(LPDDR)과 NPU(신경망처리장치)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업계가 선점해야 할 새로운 기회다.
'기술 격차'보다 '현지 밀착'이 승부처
동남아시아 AI 시장은 더 이상 글로벌 빅테크의 낙수 효과를 기다리는 곳이 아니다. 언어 장벽이라는 독특한 환경이 오히려 '효율 중심의 AI'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현지 법률·노무·행정 시스템에 특화된 로컬 AI 모델과의 협업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반도체 업계는 동남아 소버린 AI 생태계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솔루션을 패키지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동남아의 AI 현지화 모델은 향후 글로벌 AI 시장이 규모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