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전쟁 여파에 원료 재고 ‘빨간불’… 수입선 아프리카·동남아 긴급 다변화
“인니 제조업 붕괴 막아라” 내수 우선 공급 배수진… 석유화학 ‘중동 리스크’ 상시화에 수익성 방어 비상
“인니 제조업 붕괴 막아라” 내수 우선 공급 배수진… 석유화학 ‘중동 리스크’ 상시화에 수익성 방어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14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CNN 인도네시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는 원료 부족으로 생산량을 최소 수준으로 감축했다. 이대로 LCI 기획총괄본부장은 이날 자카르타 SCBD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단 몇 달치에 불과하다"며 "중동 사태로 인한 공급망 불안으로 공장을 100% 가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의존도 100%의 부메랑… 나프타 확보 ‘글로벌 전쟁’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의 이번 위기는 특정 지역에 쏠린 공급망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LCI는 플라스틱 기초 소재인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는데, 핵심 원료인 나프타를 100% 중동 수입에 의존한다. 전쟁 여파로 주요 항로가 불안해지고 해상 운송료가 폭등하면서 원료 수급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LCI는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수입선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대로 본부장은 "기존 중동 중심의 구매에서 벗어나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등과 긴급 접촉해 대체 물량을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프타뿐만 아니라 보조 원료인 액화석유가스(LPG) 수급 역시 차질을 빚고 있어 대체 공급처 확보가 기업 생존의 열쇠가 됐다.
“인니 제조업 멈출 수 없다”… 내수 공급 보호 ‘배수진’
공급망 쇼크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 보호라는 전략적 선택을 내렸다. 가전, 자동차, 포장재 등 인니 제조업 전반에 쓰이는 기초 소재 공급이 끊길 경우 현지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조진우 LCI 지원부문장은 "불확실성이 극심한 상황에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인도네시아 국내 산업의 공급망 유지"라며 "생산 용량과 재고를 내수 시장에 우선 배정해 하천(Hilir) 산업의 연쇄 도산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현지 정부 및 파트너사와의 신뢰를 지켜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 ‘중동 리스크’ 상시화… 주목할 3대 지표
이번 사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해외 생산 기지에서도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산업 동향을 살필 때 다음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다. 원유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전이되지 못하면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특히 톤당 300~350달러(약 44만 2000~51만 5700원) 수준의 마진 유지가 관건이다.
둘째,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물류비 증가다. 중동 외 지역에서 원료를 들여올 경우 발생하는 추가 운송비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
셋째, 인도네시아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다. 기초 소재 공급 부족이 현지 제조업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수요 감소라는 2차 충격이 올 수 있다.
이번 LCI의 감산 결정은 특정 지역에 고착된 공급망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의 해묵은 과제를 재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대체 공급망 구축이 완료되고 중동 정세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안보'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뿐 아니라 국내 유화사 전반이 나프타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중동만큼의 경제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비용을 제품 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느냐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