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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로두아, ‘애프터서비스’로 中 전기차 공세 막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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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로두아, ‘애프터서비스’로 中 전기차 공세 막아낸다

첫 전기 SUV ‘QV-E’ 출시하며 ‘장기적 잔존 가치’ 강조… 배터리 리스제로 문턱 낮춰
자이날 회장 “중국산 저가 공세 대응해 현지 부품 공급망 및 촘촘한 서비스망 구축”
말레이시아의 페로두아는 2025년 12월 첫 전기차인 QV-E를 출시했다. 사진=페로두아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시아의 페로두아는 2025년 12월 첫 전기차인 QV-E를 출시했다. 사진=페로두아
말레이시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페로두아(Perodua)가 자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에 맞서 ‘사후 관리(AS)’와 ‘재판매 가치’를 무기로 내세운 장기전 돌입을 선언했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현지 인프라를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차는 소모품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전략이다.

1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자이날 아비딘 아흐마드 페로두아 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애프터서비스 지원의 최우선화를 꼽았다.

◇ “중국산은 가격, 페로두아는 가치”… 잔존 가치 보존에 주력


현재 말레이시아 전기차 시장은 20여 개에 달하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10만~12만 링깃(약 2,900만~3,500만 원)대의 공격적인 가격표를 내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이날 회장은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자동차 구매는 일종의 투자"라며 "3~5년 후 자금이 필요할 때 좋은 가격에 차를 팔 수 있도록 재판매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페로두아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페로두아가 경쟁사들처럼 대규모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차량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181개 공급업체 중 50개를 이미 전기차 부품 제조에 참여시키는 등 강력한 현지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 ‘QV-E’ 출시… 배터리 구독 모델로 초기 비용 절감


페로두아는 지난해 12월 브랜드 최초의 전기 컴팩트 SUV인 ‘QV-E’를 8만 링깃(약 2,3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행보를 시작했다.

차량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별도의 리스 방식으로 분리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할부 금융 문턱과 월 상환액을 대폭 낮추어 진입 장벽을 제거했다.
자이날 회장은 "우리의 강점은 고객 곁에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국 어디서든 1시간 이내에 교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QV-E는 첫해 6,5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출시 초기임에도 이미 700대 이상의 예약 물량을 확보하며 긍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 일본 기술력과 말레이시아 현지화의 결합


1993년 설립된 페로두아는 일본의 다이하츠 및 토요타와 긴밀한 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소형차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25년 기준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 43.9%를 기록한 독보적 1위 기업이다.

현재 월 500대 수준인 전기차 생산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뒤, 아세안(ASEAN) 지역으로의 수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외산 전기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모터, 인버터 등 핵심 부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과 유지 보수 편의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이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현대차(아이오닉 5/6) 등 국내 기업들도 말레이시아 내수 1위 업체인 페로두아의 ‘서비스 중심’ 전략을 주시해야 한다. 단순 성능 우위보다 촘촘한 정비 네트워크가 현지 점유율 확보의 열쇠가 될 수 있다.

페로두아가 채택한 배터리 리스 모델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저가형 LFP 배터리 공급 및 리스 금융 상품과의 연계 전략이 요구된다.

토요타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페로두아의 급성장은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강력한 장벽이 될 수 있으므로, 현지 부품사들과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