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방치된 미 해군 소해 전력, 이란 사태로 민낯 드러나
해협 봉쇄 장기화, 한국 에너지·수출 기업 복합 충격 현실화
해협 봉쇄 장기화, 한국 에너지·수출 기업 복합 충격 현실화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군사 대치가 길어지면서, 미국 해군이 30년 넘게 소홀히 해온 기뢰 제거 전력의 공백이 국제 안보의 급소로 부상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봉쇄 상태를 유지할 경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에너지 수급과 수출 물류 양면에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호주 공영방송 ABC는 19일(현지시각), 왕립합동서비스연구소(RUSI) 저널 편집장 케빈 롤런즈 교수와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국가안보 프로그램 선임연구원 에마 솔즈베리 박사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은 나토(NATO) 동맹국의 지원 없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를 독자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기뢰 한 발의 공포…심리전이 무기다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로 기뢰가 몇 개나 부설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란조차 자국의 기뢰 부설 여부와 위치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롤런즈 교수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기뢰는 실제로 부설하고 사용하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쪽이 기뢰를 놓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이란이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해협을 봉쇄하면서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선원이 2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각)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의 휴전 기간 중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소셜미디어에 "이란과 미국이 모든 기뢰를 제거했거나 제거 중"이라고 올렸다.
그러나 이란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해상 봉쇄가 지속되는 한 해협을 다시 닫겠다고 선언했고,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美 해군 30년 공백…"3류 기뢰전 강국"의 자화상
솔즈베리 박사는 "미국은 나토 체계 안에서 기뢰 제거 전력을 바라봐 왔다"며 "나토 전체로 보면 탁월한 소해 역량이 있지만, 그 어느 것도 미국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 해군은 지난 30년 넘게 소해 함정 운용을 줄이고 자율 수중 드론 등 원격 기술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 문제는 이 기술들이 실전에서 한 번도 검증된 바 없다는 점이다.
롤런즈 교수는 "가장 위험한 순간에 실제 적을 상대로 처음 기술을 시험해야 한다"며 "희망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미 해군 중령 매튜 히플은 지난해 12월 미국해군연구소(USNI) 기관지 『프로시딩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을 "3류 기뢰전 강국"으로 규정하고, 미 해군이 나토 동맹국의 성공적 방위 프로그램을 적극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이란전쟁 불개입을 빌미로 나토 탈퇴 가능성을 재차 거론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역설적이다.
롤런즈 교수는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하면 동맹 역량이 사실상 절반으로 줄어들고, 미국도 유럽 군대가 보유한 기초 하위 역량을 잃는다"며 "이는 미국 안보와 유럽 안보 모두에 해롭다"고 밝혔다.
솔즈베리 박사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짐으로 보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해협 봉쇄 장기화…한국 에너지·수출기업 삼중 압박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질수록 한국 경제가 받는 충격은 에너지·물류·수출 세 방향에서 동시에 커진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며,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경유한다.
유가 상승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사의 정제 마진을 단기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항공·운송·석유화학 업종 전반의 원가를 끌어올린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주요 수출기업도 물류비 급등과 납기 지연이라는 이중 부담에 노출될 수 있다. 4월 1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67.8원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는 무역수지와 국내 물가 모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권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두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 6780원)를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 등 철강사는 중동발 원자재 수급 불안에,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는 해운 운임 급등에 따른 반사이익과 원자재 조달 차질이라는 엇갈린 변수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기뢰 제거엔 "수개월~수년"…낙관론은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협상의 대부분이 이미 타결됐다"며 빠른 합의를 낙관했다.
그러나 롤런즈 교수는 "과거 기뢰 제거 작전의 역사를 보면, 항로가 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신 없이 운항을 재개하기까지는 며칠이나 몇 주가 아니라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고 못 박았다.
이란이 해협을 다시 닫고 미국의 이란 항구·해안선 해상 봉쇄가 계속되는 한, 기뢰 위협은 현실로 남는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불안과 한국의 에너지 안보 리스크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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