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스코, 30년 독점운영권·감독권 차단 판결로 미국 안보 우려 증폭
美, 15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 규모 페루 해군기지 현대화 지원 맞불
美, 15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 규모 페루 해군기지 현대화 지원 맞불
이미지 확대보기미·중 패권 경쟁의 새 전선이 남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으로 확대되고 있다.
페루 찬카이(Chancay)항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미국의 안보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 의회와 국무부가 페루 차기 정부에 항만 운영권 회수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페루 경제매체 게스티온(Gestión)이 지난 18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잠수함, 항공모함, 전함이 페루 영토에 바로 들어올 수 있다"며, 오는 6월 페루 대선에서 선출될 차기 정부가 이 항구를 되찾아야 하고 미국이 이를 돕겠다고 말했다.
페루 감독권 차단 판결이 불씨 댕겨
이번 논란의 발단에는 페루 사법부의 판결이 자리한다. 지난 2월 페루 리마의 하급 법원은 중국 국유 물류 대기업 코스코(COSCO) 해운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코스코 측 손을 들었다.
이 판결로 페루 교통인프라 감독기관 오시트란(Ositran)은 찬카이항에 대한 규제 감독 권한을 잃었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고위 당국자 마이클 코작(Michael G. Kozak)은 같은 청문회에서 "페루 정부도 이 판결 결과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1단계 건설 비용만 13억 달러(약 1조 9080억 원)이며, 최종 완공 시 총 투자액은 35억 달러(약 5조 1373억 원)에 이른다. 리마 북쪽 78km 지점에 위치한 남미 최대 심해항으로, 수심 17.8m를 자랑해 1만 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입항할 수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아래 남미 태평양 연안에 세워진 첫 번째 대형 물류 거점으로, 아시아~남미 직항 노선을 통해 기존 미국 경유 항로를 우회하는 효과를 낸다고 워싱턴은 보고 있다.
미 남부사령부(SOUTHCOM)도 찬카이항이 중국 해군 함정 입항에 적합한 수심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의 측량·정보 수집 선박 활동의 전진기지로도 쓰일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안보 전문 매체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는 지난 2월 페루의 정치 불안정과 중국 자본의 의회 침투 가능성이 맞물릴 경우, 인도·태평양 분쟁 상황에서 코스코가 미사일 등 군수물자를 항만에 반입하더라도 페루 정부가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페루는 지난 10년간 대통령이 9명 교체될 만큼 정치 불안이 극심하다는 점도 미국 측이 우려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15억 달러 규모 맞불 카드 꺼내
미국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안보협력국(DSCA)은 지난 1월 15일(현지시각) 15억 달러(약 2조 2017억 원) 규모의 페루 해군기지 칼라오(Callao) 현대화를 지원하는 대외군사판매(FMS) 패키지를 의회에 통보했다.
칼라오 기지는 찬카이항에서 약 80km 남쪽에 위치하며, 이 사업에는 해상·육상 시설 설계·건설, 공학 서비스, 기술 지원 등이 포함된다. 미국 전문 인력 최대 20명이 최장 10년간 현지에 파견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같은 달 페루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회원 주요 동맹국(MNNA)'으로 공식 지정했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 디알로고 아메리카스(Diálogo Américas)는 페루 전 국방장관이자 안보 전문가인 호르헤 모스코소(Jorge Moscoso)가 "이 사업은 현 함대 수준에 맞는 최신 기술과 역량을 갖춘 현대적 인프라를 해군에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살라사르 의원은 청문회에서 "서반구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미국에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의 공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찬카이항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7200km지만, 미 싱크탱크들은 이미 지정학 관점에서 "미국의 20야드 라인"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페루 대선이 오는 6월로 예정된 가운데, 찬카이항 운영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차기 페루 정부의 대외 전략 선택을 앞두고 더욱 첨예해질 공산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