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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5 가격 반등… 48GB 품귀가 가리키는 '공급 대란'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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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5 가격 반등… 48GB 품귀가 가리키는 '공급 대란' 시그널

독일·미국발 가격 상승, 48GB 모듈 주도… "저용량은 하락, 고용량은 급등" 양극화 뚜렷
삼성전자 LPDDR4 단종… 메모리 공급망 재편이 가져올 '가격 하방 경직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소매 시장을 중심으로 감지됐던 DDR5 가격 하락세가 ‘일시적 조정’에 그치며, 4월 들어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소매 시장을 중심으로 감지됐던 DDR5 가격 하락세가 ‘일시적 조정’에 그치며, 4월 들어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소매 시장을 중심으로 감지됐던 DDR5 가격 하락세가 일시적 조정에 그치며, 4월 들어 독일과 미국을 중심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Wccftech3D센터, 탐스 하드웨어(Tom’s Hardware) 및 트렌드포스 보도를 종합하면, 단순한 수요 변동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긴장감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형국이다.

48GB 고용량 모듈이 시장 주도… '부품 양극화' 심화


독일 시장 조사 매체 ‘3D센터의 지난 19(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독일 내 DDR5 RAM 키트 가격은 3월 잠시 주춤한 뒤 4월 들어 완만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용량별 차별화. 평가 대상 제품 20종의 평균 가격은 0.3%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내부를 뜯어보면 가격 양극화가 뚜렷하다. 2×48GB DDR5-6400 모듈은 전달 대비 16%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끌었고, 2×32GB DDR5-7200 키트 역시 10% 올랐다. 반면, 2×16GB DDR5-7200 제품군은 오히려 13% 하락했다.

이는 영상 편집이나 AI 작업 등 고사양 연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용량 램(48GB 이상)귀한 몸이 되어 가격이 뛰는 반면, 16GB 같은 일반용 램은 재고가 쌓여 가격 경쟁이 붙는 시장 재편 현상이다. , 시장이 저용량 재고 조정고용량 프리미엄화라는 두 갈래 길로 나뉘었다. 독일 내 DDR5 가격은 여전히 지난해 7월 대비 4.1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

미국 시장, ‘GPU 품귀 사태의 데자뷔


미국 상황도 심상치 않다. 탐스 하드웨어는 최근 미국 내 DDR5 가격이 재차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 모델인 커세어 벤전스(Corsair Vengeance) RGB DDR5-6000 32GB’ 키트는 3월 말 379.99달러(559400)까지 내렸으나, 최근 439달러(646000) 선까지 회복했다.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유통업체들은 과거 그래픽카드 품귀 사태 당시와 유사한 판매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인기 DDR5 키트를 CPU나 메인보드와 묶어 파는 번들 판매가 늘고 있는데, 이는 단품 구매가 어려워진 소비자에게 사실상의 가격 인상 효과를 낸다.

삼성전자 LPDDR4 단종… 공급망 재편의 서막


가격을 압박하는 또 다른 거시적 변수는 삼성전자의 생산 전략 변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PDDR4 LPDDR4X 제품군의 신규 주문을 중단하고 최종 주문 단계에 돌입했다. 이들 제품은 올해 말 생산 종료(EOL) 절차를 밟는다.

삼성전자는 생산 라인을 LPDDR5 전환용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이는 범용 메모리 공급량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옮기겠다는 의도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생산 라인 재편이 전체적인 DRAM 가용성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DDR5를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DDR5 가격 반등 국면…소비자·투자자 모두 '관망 후 진입' 전략 필요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세 가지 지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가격 구간별 접근법이 먼저다. 16GB 이하 저용량 키트는 수요 둔화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나, 32GB·64GB 고용량 모듈은 AI PC 전환 수요와 맞물려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소비자라면 고용량 모듈의 추격 매수보다 저용량 구간에서 실수요 중심의 매입이 합리적이다. 투자자라면 고용량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의 ASP(평균판매단가) 개선 속도를 수익성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번들 판매 동향도 놓쳐선 안 된다. 미국 시장에서 확산되는 묶음 판매는 단품 재고 부족의 방증이다. 실질 할인율이 15% 미만이라면 공급 타이트닝이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삼성전자 LPDDR 라인 전환 속도는 시장 전체의 하방 경직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DDR5 범용 모듈 공급은 줄고 가격은 오른다. 관련 생산 계획 발표 시점을 전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투자자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한편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상반기 내 가격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고용량 모듈이 필요한 실사용자라면 가격 변동성을 확인하며 분할 매수하고, 반도체 관련 투자자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제품 라인업 전환 속도에 따른 수익성 개선 폭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시점이다.

메모리 시장은 이제 단순히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시기를 지났다. 공급 전략 변화가 가격을 결정짓는 공급자 주도 시장으로의 확실한 진입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