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휴머노이드사 'HMND 01', 독일 에를랑겐 공장서 8시간 자율 가동
AI 가상훈련으로 공정 설계 2년에서 7개월로 단축
AI 가상훈련으로 공정 설계 2년에서 7개월로 단축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의 결합이 실제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독일의 산업 자동화 거두 지멘스(Siemens)와 전 세계 AI 칩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Nvidia)는 영국 로봇 스타트업 휴머노이드(Humanoid)와 협력하여 인간형 로봇을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각) 유로뉴스(Euronews)가 보도했다.
이번 실증 테스트는 AI 기반 지능형 기계가 인간 노동자와 안전하게 협력하며 복잡한 제조 공정을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8시간 연속 가동·임무 완수율 90%… '피지컬 AI' 실전 배치
이번 시범 운영은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지멘스의 에를랑겐(Erlangen) 전자제품 공장에서 진행됐다. 투입된 모델은 휴머노이드사의 'HMND 01'로, 엔비디아의 최신 AI 스택을 탑재한 인간형 로봇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로봇은 인간 작업자가 사용하는 컨테이너를 집어 들고 지정된 위치로 옮기는 물류 업무를 맡았다.
성능 지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HMND 01'은 별도의 조종 없이 자율적으로 8시간 이상 구동됐으며, 부여된 임무의 90% 이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시간당 처리량은 약 60개 컨테이너로 집계됐다.
이는 단순 반복형 고정 로봇이 아닌,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실제 상업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디푸 탈라(Deepu Talla) 엔비디아 로보틱스 및 에지 AI 부문 부사장은 "미래의 공장은 인간과 나란히 서서 스스로 인지하고 추론하며 적응하는 로봇을 요구한다"며 "지멘스의 산업 통합 역량과 엔비디아의 AI 기술이 결합해 실제 생산 현장에서 인간형 로봇이 가동되는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설계 기간 60% 이상 단축… 비용 효율 극대화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점은 개발 속도다. 통상 새로운 산업용 로봇 시스템을 설계하고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약 2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지멘스와 엔비디아는 가상 세계에서 먼저 로봇을 학습시키고 공정을 시험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시뮬레이션 도구를 사용하여 로봇은 가상 공간에서 수만 번의 반복 숙달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물리적 테스트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전체 설계 및 배포 기간을 단 7개월로 단축했다. 이는 기존 방식 대비 개발 기간을 60% 이상 앞당긴 것이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당 가격은 사양에 따라 다르나, 업계에서는 고성능 모델의 경우 약 15만 달러에서 25만 달러 사이에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현재 환율 1476.8원을 적용하면 로봇 한 대당 가격은 약 2억 2204만 원에서 3억 6997만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대량 양산 체제가 갖춰질 경우 이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경제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로봇 패권 경쟁… 상용화 위한 과제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열기는 유럽과 미국을 넘어 아시아로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70개 이상의 로봇팀이 참여하는 '인간형 로봇 하프마라톤'이 열리는 등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저가형 부품 공급망을 무기로 양산 체제 구축을 서두르는 처지다.
다만 광범위한 산업 현장 보급을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로봇 단가를 낮추는 경제성 확보와 더불어, 인간과의 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사고에 대비한 정밀한 안전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멘스의 사례는 로봇이 단순한 기계를 넘어 지능형 동료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실제 대규모 공장에 전면 배치되기까지는 배터리 효율 개선과 고난도 정밀 제어 기술의 완결성이 더 확보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멘스와 엔비디아 측은 이번 시험 성공을 '비전이 현실이 된 이정표'라고 정의했으나, 구체적인 전 세계 확산 일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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