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약사 원가 급등에 생산 차질… 글로벌 복제약 20% 공급망 ‘가동 중단’ 위기
유가 상승에 솔벤트 등 핵심 부수 원료 가격 폭등… 제조 마진 한계치 도달
국내 업계도 촉각, 공급선 다변화 및 자체 원료 생산 비중 확대 ‘사활’
유가 상승에 솔벤트 등 핵심 부수 원료 가격 폭등… 제조 마진 한계치 도달
국내 업계도 촉각, 공급선 다변화 및 자체 원료 생산 비중 확대 ‘사활’
이미지 확대보기인도 제약 산업이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무역로 차단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면서 전 세계 복제약(제네릭)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인도 경제 전문 매체 민트(Mint)와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500억 달러(약 73조 85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인도 제약업계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폭등과 원재료 가격 상승 탓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인도는 전 세계 복제약 물량의 20%를 책임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 내 복제약 처방전의 47%를 점유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글로벌 의료 체계의 ‘공급 쇼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료 70% 중국산 의존의 덫… 유가 폭등에 제조원가 직격탄
인도 제약 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은 역설적으로 높은 대외 의존도에 있다. 인도 의약품 수출 위원회(Pharmexcil)와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인도 제약사들은 의약품 성분의 핵심인 원료의약품(API)의 60~70%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기반의 핵심 용매인 메탄올과 이소프로필 알코올 가격을 밀어 올렸고, 이는 고스란히 해열제인 파라세타몰과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등 필수의약품의 생산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 분석가들은 "현재 인도 제약사들이 보유한 재고 버퍼는 약 2~3개월 분량에 불과하다"며 "운송 보험료 인상과 선박 우회에 따른 물류비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는 오는 7~8월 내에 생산 중단이나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도 제약업계 전체적으로 3억 달러에서 5억 달러(약 4431억 원~7385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 면세 조치에도 ‘비용 압박’ 지속… 백신 등 콜드체인 품목 위험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단기 처방만으로는 급등한 항공 화물 운임과 포장재 비용을 상쇄하기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저온 유지가 필요한 백신과 주사제 등 고부가가치 품목은 냉장 운송(콜드체인) 비용 부담이 일반 약품보다 훨씬 커 수급 불균형 위험에 곧바로 노출된 상태다.
인도 국립의약품교육연구소(NIPER) 관계자는 "내수 API 생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인도 내 제조 원가가 중국산보다 20~25%가량 비싸 비용 효율성 면에서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 “글로벌 약가 상승 필연적… 공급망 재편 속도 내야”
이번 인도발 공급망 위기는 한국 제약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한국 역시 원료의약품의 중국 및 인도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인도는 글로벌 제네릭 시장의 뇌관과 같다"며 "인도산 완제품과 원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약가 상승은 물론, 국내 제약사들의 원가 부담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특정 국가에 쏠린 수입선을 동남아나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에너지와 물류를 타고 인류의 건강권과 직결된 제약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의약품 안보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동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