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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에 막힌 안마 해상풍력… SK오션·LS전선 등 ‘도미노 사업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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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에 막힌 안마 해상풍력… SK오션·LS전선 등 ‘도미노 사업 무산’ 위기

국방부, ADD 무기시험장 ‘작전 제한’ 사유로 허가 반려… 4.9조 초대형 프로젝트 ‘좌초’ 기로
외국계 자본 이탈 가속화에 ‘원스톱 특별법’ 실효성 논란… 입지 선정 단계부터 군 사전 조율 시급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보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 해상풍력의 핵심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마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이 국방부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중단되는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보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 해상풍력의 핵심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마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이 국방부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중단되는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보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 해상풍력의 핵심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마 해상풍력 발전단지사업이 국방부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중단되는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총 프로젝트 규모 49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군 작전권 침해라는 안보 논리에 가로막히면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망 생태계는 물론 국가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해운 전문지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The Maritime Executive)는 지난 1(현지시각) 한국의 532MW(메가와트)급 안마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국방부의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에 대한 부정적 검토로, 착공 전 단계에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는 2024년 고정가격 계약 경쟁입찰을 통과한 국내 첫 대규모 상업용 해상풍력 사업이 인허가 리스크에 직면해 사실상 멈춰 선 첫 사례다.

국방부 레이더 간섭우려에… SK오션·LS전선 등 줄줄이 계약 해지


이번 사태의 핵심은 사업 부지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무기 시험장 및 군 작전 구역과 겹친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거대 풍력 터빈이 군 레이더망에 간섭을 일으키고 해상 작전 반경을 제약한다는 이유로 반대 처분을 내렸다. 안마 해상풍력은 전남 영광군 안마도 서쪽 해상에 14MW급 터빈 38기를 세워 대규모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착공 전 필수 절차인 국방부 협의에서 발목이 잡혔다.

보도에 따르면, 인허가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도미노식 충격이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부구조물 공급 계약을 맺었던 SK오션플랜트는 최근 발주처 요청에 따라 공정을 일시 중단했다. 해저 케이블 계약을 체결했던 LS전선은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으며, 타워 공급을 맡았던 CS윈드 역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주력 기자재 업체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대형 프로젝트는 사실상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 주체인 싱가포르계 투자사 에퀴스(Equis)는 보유 지분 78%를 덴마크 투자운용사 CIP(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외 자본이 주도하는 사업이 국내 규제 벽에 부딪히면서, 결국 국내 공기업이나 대기업이 지분을 떠안는 국산화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본다.

‘K-해상풍력엑소더스 현실화… 원스톱 특별법 실효성 의문


문제는 안마 프로젝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영국 코리오제너레이션이 부산·울산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한국 법인을 해산한 데 이어, 독일 RWE도 충남 태안(495MW)과 전남 신안(510MW)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까다로운 규제와 부처 간 의견 차이가 작용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해상풍력 특별법을 통과시켜 28개에 달하는 인허가 절차를 산업통상자원부 주도의 원스톱 숍체계로 통합했다. 그러나 안마 사례처럼 국방부나 해양수산부의 안보·환경관련 개별 인허가가 거부될 경우, 특별법만으로는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상풍력은 국가 탄소중립의 핵심이지만 군사 작전권과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 정부가 입지 선정 단계부터 군과 사전 조율을 끝내는 정부 주도 입지 발굴제가 정착되어야 제2, 3의 안마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시장 참여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지표


이번 안마 프로젝트 좌초 위기는 단순한 건설 중단을 넘어 국내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사건이다. 투자자와 업계에서는 향후 아래 세 가지 지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첫째, -에너지 거버넌스 조정이다. 국방부의 레이더 차폐 분석 결과와 그에 따른 터빈 배치 수정안 수용 여부가 사업 회생의 열쇠다.

둘째, 해상풍력 입찰 제도 개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질서 있는 해상풍력 보급계획에 군 작전성 검토가 선제적으로 포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공급망 손실 보전이다. 계약 해지로 타격을 입은 SK오션플랜트 등 국내 기자재 업체의 수주 잔고 변화와 대체 시장 확보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안보와 산업의 균형점 위에서만 가능하다. 국방과 에너지가 상충하는 지점을 해결할 고도화된 정책 설계가 없다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은 어려워질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