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급등에 불법 채굴 7% 급증, 수은 오염으로 원주민 생존권 위협
브라질 정부 단속 강화에도 국제 금 시세 연동된 공급망 차단이 관건
브라질 정부 단속 강화에도 국제 금 시세 연동된 공급망 차단이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법 금 채굴로 인한 삼림 파괴와 수은 오염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환경 파괴를 넘어 야노마미(Yanomami) 부족 등 원주민 공동체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인도적 위기로 번지는 양상이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각) 브라질 환경청(IBAMA)의 야노마미 원주민 거주 지역 불법 채굴장 단속 현장과 금 채굴이 초래한 참혹한 실태를 보도했다.
금값 폭등에 '골드러시' 재현… 아마존 삼림 파괴 가속화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2700달러(한화 약 397만 350원) 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브라질 아마존 내 불법 채굴 활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 비영리 단체인 '마푸비아마스(MapBiomas)'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 내 불법 채굴 면적은 전년보다 약 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법 채굴꾼들은 굴착기와 고압 호스를 동원해 강바닥과 밀림을 파헤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면적의 열대우림이 사막처럼 변하고 있으며, 채굴에 사용된 중장비와 연료가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야노마미 부족 거주지는 브라질 내에서 가장 큰 원주민 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약 2만 명의 불법 채굴꾼이 침입해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연방경찰 관계자는 "금값이 오를수록 채굴꾼들의 장비는 더욱 지능화되고 있으며, 이들은 정부의 단속 헬기가 뜨면 울창한 숲속으로 숨어드는 방식을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강물 타고 흐르는 '죽음의 수은'… 원주민 생태계 파괴
더 심각한 문제는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수은(Mercury) 오염이다. 채굴꾼들은 금 알갱이를 분리하기 위해 수은을 사용하는데, 이 독성 물질이 여과 없이 아마존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브라질 오스바우두 크루즈 재단(Fiocruz)이 야노마미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혈액 검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90% 이상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를 초과하는 수은이 검출됐다.
수은 중독은 신경계 손상과 기형아 출산 등 치명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아마존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물고기들 역시 수은에 중독되어 원주민들은 먹거리조차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취임 후 불법 채굴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단속에 나섰으나, 광활한 아마존 지형과 거대 자본이 결탁한 유통망 탓에 근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 공급망 투명성 확보가 관건… "단속만으론 한계"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의 물리적 단속만으로는 아마존의 비극을 멈추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불법으로 채굴된 금이 세탁 과정을 거쳐 합법적인 국제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유통 구조를 차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제 금 시장의 공급망 투명성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상파울루 대학교(USP)의 전문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유통되는 브라질산 금의 약 절반가량이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불법 채굴과 연관되어 있다"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자재 분석가들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금 소비국이 금의 원산지 증명을 엄격히 요구하는 법안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소비자가 구매하는 금이 아마존의 파괴와 수은 오염의 대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추적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룰라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아마존을 향한 골드러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