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법 개정안 국회 통과… 금·구리 등 미개척 광물 탐사 및 채굴 길 열려
안데스 수자원 의존하는 4억 명분 식량 생산 직격탄… 농업 불안정 우려
부실한 환경 평가 및 정치적 유착 비판… “물 오염과 공급 부족은 인류의 재앙”
안데스 수자원 의존하는 4억 명분 식량 생산 직격탄… 농업 불안정 우려
부실한 환경 평가 및 정치적 유착 비판… “물 오염과 공급 부족은 인류의 재앙”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아르헨티나 국회는 2010년부터 빙하 지역 내 모든 채굴 활동을 금지해 온 ‘빙하법’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으로 인해 그동안 담수 보호 및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공공재로 정의되었던 1만 6,000여 개의 빙하와 그 주변 지역에서 금, 구리, 몰리브덴 등의 광물 탐사와 추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빙하법 개정이 가져올 수자원 오염과 빙하 손실이 아르헨티나의 농업은 물론 글로벌 식량 수출 시장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빙하 보호망 해제와 ‘느슨한’ 환경 평가
아르헨티나의 기존 빙하법은 약 8,484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얼음 지대를 성역으로 보호해 왔으나, 이번 개정안은 기술적 평가를 조건으로 빙하 주변 지역에서의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의 안드레스 폴게라 교수는 "그동안 보호받던 수자원을 해치거나 접근이 어려워 추출되지 못했던 광물들이 이번 결정으로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폴게라 교수는 채굴 허가를 위한 환경 평가가 지역 정치 및 기업 이해관계와 밀접하게 연관된 컨설팅 회사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매우 "느슨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 정부와 연계된 계약업체들의 이익 동기가 국가적 규제를 앞지르고 있으며, 이는 결국 수자원 관리 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4억 명 부양하는 ‘세계의 빵바구니’ 흔들린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주요 식량 수출국으로, 특히 중국은 지난해 아르헨티나로부터 35억 6,000만 달러 규모의 대두를 수입한 바 있다.
후안 파블로 밀라나 빙하학 교수는 "채굴로 인한 물 오염이나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작물 생산이 불가능해진다"며 "물은 생명 그 자체이며, 빙하 손실은 농업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글로벌 식량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산악 지대는 전 세계 담수 유량의 최대 60%를 제공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전 지구적 수자원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속화되는 온난화와 ‘디지털 암흑기’ 우려
빙하의 후퇴는 단순히 수자원 감소에 그치지 않고 지구 온난화를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밝은 색의 빙하가 사라지고 어두운 토양과 암석이 노출되면 태양광 반사 능력인 '알베도(Albedo)'가 감소하여 지구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폴게라 교수는 "빙하는 이미 산업 시대 이후 체계적으로 후퇴하고 있으며, 현재 매우 연약한 상태여서 작은 손상에도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결정이 불러올 물 위기가 빈부 격차에 따른 생존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유층은 깨끗한 담수와 상품에 접근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은 오염된 물에 노출되어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는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칠레 등 인근 국가들이 기술적 장벽을 세워 빙하 융해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아르헨티나의 이번 행보는 이러한 국제적 보존 노력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