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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449조 원자력 빗장 열린다" 美 대표단 파견… 韓 핵심 부품 업체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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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449조 원자력 빗장 열린다" 美 대표단 파견… 韓 핵심 부품 업체 '수혜’ 기대

'샹티 법' 시행령 초읽기… 외인 지분 규제 풀고 '공급자 무한책임' 면제“
미국이 설계하고 한국이 짓는다"… 기자재 병목 걸린 美, 韓 제조 역량에 러브콜’
로컬 콘텐츠 60%' 자국 부품 의무화는 변수… 과거 '기습 규제' 선례 주의해야
인도가 원전 규제를 반세기 만에 대폭 완화하면서 약 4490조 원에 달하는 청정에너지 시장이 열리고 있다. 미국이 설계를 쥐고 한국이 기자재와 시공을 맡는 이른바 '한·미 원전 동맹'이 인도 현지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원전 업계와 투자자들의 계산기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가 원전 규제를 반세기 만에 대폭 완화하면서 약 4490조 원에 달하는 청정에너지 시장이 열리고 있다. 미국이 설계를 쥐고 한국이 기자재와 시공을 맡는 이른바 '한·미 원전 동맹'이 인도 현지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원전 업계와 투자자들의 계산기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가 원전 규제를 반세기 만에 대폭 완화하면서 약 449조 원에 달하는 청정에너지 시장이 열리고 있다. 미국이 설계를 쥐고 한국이 기자재와 시공을 맡는 이른바 '·미 원전 동맹'이 인도 현지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원전 업계와 투자자들의 계산기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인도 현지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스탠더드가 지난 19(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협회(NEI) 최고경영자(CEO) 대표단이 뉴델리를 방문해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민간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연쇄 회담에 착수했다.

이번 방문은 인도가 원전 분야의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독소 조항으로 꼽히던 공급자 책임 요건을 개정하는 '샹티(SHANTI) (Act)'의 세부 시행령 제정을 앞둔 시점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마리아 코스닉 NEI 회장은 현지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은 샹티 법의 후속 입법 과정을 정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원자로 기술, 연료, 물류 전반에서 양국 민간 기업 간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449조 원 거대 시장 장벽 낮추는 인도 샹티 법의 실체


인도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샹티 법은 현재 약 7~8기가와트(GW)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인도의 원전 설비용량을 오는 2031년까지 22.4GW로 세 배 이상 늘리기 위한 핵심 법적 기반이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향후 인도 원전 시장의 총 인프라 투자 규모가 최대 3000억 달러(한화 약 449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글로벌 원전 기업들의 인도 진출을 가로막았던 최대 걸림돌은 사고 발생 시 기자재 공급사에까지 사실상 무한책임을 물었던 기존 원자력손해배상법 체계였다. 이번 법안은 원전 공급사의 법적 책임 범위를 국제표준에 맞춰 제한하고, 현행 49.0% 수준인 민간·외국 지분 한도를 70.0% 안팎까지 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원전 업계가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 이유도 이러한 규제 완화 흐름을 타고 원자로 설계, 연료 기술, 물류망 전반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美 설계와 韓 제조의 결합… 한국 원전 공급망의 새로운 기회


글로벌 원전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인도 시장 공략이 한국 원전 공급망 기업들에 거대한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핵심 전환 국면이라고 진단한다. 미국 원전 업계가 고질적인 기자재 제조 인프라 붕괴와 시공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5년 초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간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글로벌 합의로 정리되면서, 해외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서의 공동 진출 여지도 다시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원전 시장을 공략하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주기기 제작 역량과 공기 준수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과의 연합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웨스팅하우스 등 미국 설계 회사가 인도 내 대형 원전은 물론 향후 논의될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고, 한국 기업이 원자로 압력용기나 증기발생기 같은 핵심 기자재를 통으로 공급하는 상호 보완적 시나리오가 대두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EPC(설계·조달·시공) 및 기자재 기업들이 인도 시장의 실질적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도 특유의 정책 가변성과 로컬 콘텐츠의무화는 리스크


다만 인도의 고질적인 관료주의와 자국 부품 의무 사용(로컬 콘텐츠) 비율 조항은 상존하는 위험 요인이다. 인도는 과거 태양광이나 전자상거래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세부 시행령 단계에서 로컬 콘텐츠 조항이나 데이터 현지화 규제를 기습 도입해 외국 기업과 상당한 마찰을 빚은 선례가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샹티 법 시행령에서도 인도 정부가 자국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를 충족하기 위해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60.0% 안팎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선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인도 현지 공급망 구축 속도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실제 프로젝트 착공과 대금 회수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인도 원전 시장 진입 전 확인해야 할 3대 지표


국내 원전주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인도 원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실질적인 과실을 가늠할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첫째, 공급자 책임 한도액(Liability Cap)이다. 국제 원자력 손해배상 조약 수준인 3SDR(6300억 원) 이하로 수렴하는지가 관건이며, 이 상한이 과도하게 높게 설정되면 미국 원전 기업들이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최종 투자 결정을 미루거나 축소할 수 있다.

둘째, 외국 기업의 의결권 지분 규제 완화 수위다. 인도 현지 합작 법인 설립 시 외국 민간 기업이 실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구조가 보장되어야 하며, 단순 지분율뿐 아니라 이사회 구성과 주주 간 계약에 경영권 방어 장치가 포함되는지를 체크해야 한국 기업의 금융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다.

셋째, 인도 국영원자력공사(NPCIL)의 발주 로드맵이다. 첫 합작 원전의 구체적인 착공 시점과 공사 대금 지급 보증 조건을 확인해야 하며, 실제로는 예산 배정이나 부지 인허가 등으로 착공이 수년씩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국내 주기기 제작 업체들의 실적 호전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인도의 원전 빗장이 열리는 지금,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매개로 인도의 자국 우선주의 규제를 우회하는 한국 기업의 기민한 수주 전략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