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6척·군함 69척 정부 승인 완료, 3~4년 내 45척 실전 배치
인도의 '방산 자강론', 한국 기업엔 기술이전·현지 합작 시험대
인도의 '방산 자강론', 한국 기업엔 기술이전·현지 합작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23일(현지시각) 타임즈오브인디아와 머니컨트롤 등 인도 현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의 이 같은 방산 굴기는 한국 방산 기업들(K-방산)에 거대한 신흥시장 개척의 기회와 자국 내 생산 유도라는 까다로운 과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따라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이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 완제품 수출 방식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인도 해군 '200척 원양함대' 로드맵… 잠수함 6척 발주 물꼬
인도 해군은 최근 콜카타에서 차세대 원양초계함(NGOPV) 1호함인 '상가미트라' 진수식을 열고 대대적인 함대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산제이 바시얀 인도 해군 부참모총장은 현장 인터뷰에서 현재 인도 전역에서 45척의 군함이 건조 중이며 이들 함정은 3~4년 안에 모두 실전 배치된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미래 함정 프로그램을 통해 군함 69척, 잠수함 6척, 고속단정 120척 등 총 195척의 해군 함정 건조에 대한 필요성 인정(AoN) 단계를 승인했다. 현재 140척 규모인 인도 해군은 이미 45척을 건조 중이며, 추가로 195척 건조 필요성을 승인받아 2035년 200척 체제를 목표로 삼고 대대적인 함대 자급화에 돌입한 상태다.
시르디 방산단지 가동… 드론·로켓 '무한 양산' 체제 돌입
해군력 증강과 맞물려 지상·공중 무기체계의 자급자족을 위한 인프라도 전격 가동됐다.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마하라슈트라주 시르디 지역에 NIBE 그룹의 대규모 국방 제조 단지를 준공했다. 이 단지는 사정거리 150~300km에 달하는 수리야스트라 로켓 발사 시스템과 현대전의 필수재로 부각된 카미카제(자폭) 드론, 포탄 및 화약류(TNT)를 연간 단위로 무한 양산할 수 있는 라인을 갖췄다.
자폭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성비 비대칭 전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며 대량 생산 능력 자체가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만큼, 수입 무기 의존도를 낮추고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완성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K-방산에 던진 주사위… 완제품 수출 대신 '조건부 합작'이 열쇠
인도의 이러한 행보는 국내 보도 공백 속에서 한국 방산 업계에 중대한 전략적 전환점을 시사한다. 대규모 해군력 증강, 특히 6척의 잠수함 도입 계획은 독자적인 장보고-III급 잠수함 설계·건조 능력을 검증받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대형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함정 엔진의 한화엔진, 해상 레이더 및 유도무기의 LIG넥스원, 함정전투체계(CMS)의 한화시스템 등 국내 핵심 기자재 및 방산 부품사들에도 중장기적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인도가 방산 공기업 GRSE를 앞세워 군함 기술력을 키우고 있고 지상 무기 공장까지 가동하며 자급체제를 굳히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단순 완제품 수출 방식으로는 인도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지 조선소와의 기술 제휴나 부품 공급망 편입,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한 '조건부 기술이전' 형태의 접근이 필수적이다. 더욱이 인도는 과거 대형 방산 사업에서 입찰 지연과 조건 변경이 잦았던 만큼, 실제 수주 및 최종 계약 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단순 판매자 역할을 넘어 인도의 국산화 파트너로 들어가야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투자자가 눈여겨볼 경제안보 체크포인트
국내 방산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의 거대한 방산 굴기 흐름 속에서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인도 국방부의 195척 함정별 본입찰(RFP) 발행 시점과 기술 국산화(IC) 요구 비율이다. 인도가 제시하는 현지화 조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과 수주 가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둘째, 현지 민간 방산기업인 NIBE 그룹 및 국영 GRSE 조선소와 한국 부품사 간의 공급망 계약 체결 여부다. 완제품 수출이 막히더라도 핵심 기자재와 엔진 공급을 통한 우회 수출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셋째, 인도 정부의 방산 분야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 완화와 기술이전 요구 수위의 변화 추이다. 투자 지분율 한도와 기술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국내 기업들의 현지 합작법인 설립 리스크가 줄어든다.
인도가 중국을 저지하기 위해 구축하는 거대한 방산 생태계는 현지화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에 한해 가장 매력적인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