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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양광 버블 붕괴… 40개사 퇴출·글로벌 수요 20년 만에 첫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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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양광 버블 붕괴… 40개사 퇴출·글로벌 수요 20년 만에 첫 감소 전망

생산능력 1000GW, 수요의 두 배 넘는 과잉… 구조조정 '빙산의 일각'
EU 중국산 인버터 퇴출·미국 고율 관세… 한화큐셀엔 반사 이익 창출
중국 태양광 패널 설치 공사.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태양광 패널 설치 공사.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태양광 패널 80% 이상을 만드는 중국이 자국 산업의 과잉 공급과 내수 포화, 서방의 보호무역 장벽이 맞물리며 사상 최악의 구조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베트남 경제전문 매체 카페비즈는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중국 태양광 산업이 수요 정체와 지정학적 규제의 이중 파고에 휩쓸려 40개 이상의 기업이 파산하거나 상장 폐지됐다고 발표한 내용을 보도했다.

업계 분석기관 블룸버그NEF(BloombergNEF)는 이 위기가 2026년 글로벌 태양광 수요를 20년 만에 처음으로 꺾어 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1000GW, 실제 수요의 두 배… '태양광 블랙홀' 중국


위기의 뿌리는 구조적 과잉 설비에 있다. 블룸버그NEF 수석 애널리스트 제니 체이스(Jenny Chase)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업계의 연간 생산능력은 이미 1000기가와트(GW)를 웃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설치 사상 최대치였던 600GW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총량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공급이 수요의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

내수 시장의 자기 포화도 심각하다. 중국 전역의 지붕과 구릉지, 사막에 태양광 패널이 깔리면서 전력망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출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 탓에 올해 1·2월 두 달간 중국 내 태양광 발전량의 약 9%가 송전망에 연결되지 못하고 버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에서 급등한 수치다.

업계 단체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2025년 대비 24~4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NEF는 이 감소폭이 전 세계 수요를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후퇴시킬 수 있다고 봤다.

한편 2026년 1분기 기준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은 분기 내에만 25% 가까이 급락했으며, 매출 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생산 공정 전반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사태의 심각성은 기업 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4년 이후 현재까지 중국 태양광 기업 40곳 이상이 파산, 인수합병, 강제 상장 폐지를 겪었다. 로이터 통신은 5대 태양광 대형 업체에서만 전체 인력의 3분의 1이 이미 정리해고됐다고 전했다.

S&P글로벌 소속 리서치 전문가 제시카 진(Jessica Jin)은 "가장 큰 구조조정의 물결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룽지그린에너지(LONGi), 통웨이(Tongwei), 진코솔라(JinkoSolar), 트리나솔라(Trina Solar)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현재 수년 전 고점 대비 절반 이하에서 머물고 있다.

보조금 회수에 EU 규제까지… 출구 막힌 중국 업계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도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지난해 6월부터 신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기존의 고정 매입 단가 대신 시장 가격으로 전력을 판매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일부 지방정부는 이미 지급된 보조금 수억 위안을 환수하기 시작했으며, 취약 기업을 세금으로 구제하는 대신 파산을 허용하는 쪽으로 기조를 선회했다.

대외 환경도 중국 태양광 업체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4일(현지시각) EU 재원이 투입되는 에너지 사업에서 중국 등 고위험 국가가 제조한 인버터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인버터는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거의 모든 청정에너지 시스템을 전력망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재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EU는 해당 장치의 원격 제어 기능이 외부 세력의 사이버 공격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안보 논리를 내세웠다.

미국은 이미 2022년부터 수입 제한과 고율 관세를 병행 적용해 왔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산 중국 우회 수출 태양광 제품에 103~249%에 달하는 반덤핑·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한화큐셀·OCI, '탈중국' 수혜 정조준


중국 업계의 위기는 한국기업에는 이중적 지형을 만들어 낸다.

긍정적 신호는 뚜렷하다. 한화 솔루션은 올해 1분기 전 사업 부문 흑자 전환을 발표했다. 동남아 우회 수출 물량에 대한 미국의 규제 강화로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춘 큐셀 부문의 모듈 가격 경쟁력과 프리미엄이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조현렬 연구원은 "미국에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요 강세가 전망되고, OCI홀딩스는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두드러지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는 "카터스빌 공장 셀 라인이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하면서 북미 수익 창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중국산 인버터 퇴출을 공식화하면서 대체재로 한국산 제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중국산 배제 시 태양광 설치 비용이 약 2%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 2025년 10월까지 국내 태양전지·모듈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6.5% 줄어든 4020만 달러(약 608억 원)에 그쳤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4.7% 늘어 무역 역조가 더욱 깊어졌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중국 업계 손익분기점 회복의 최소 조건으로 모듈 가격의 와트당 0.8위안(약 178원) 회복을 제시했다.

현지 투자기관들은 저가 경쟁 근절 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공급 과잉이 함께 해소된다면 업계 전반의 흑자 전환이 2026년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그 전환점을 살아서 맞이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