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데이팅 앱 통해 가짜 투자 사이트로 유인… 1인당 수십만 불 피해 속출
중국계 범죄 조직, ‘가치 변동성’ 피하려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범죄에 적극 악용
생성형 AI로 언어 장벽 깨고 신원 확인 무력화… 日서도 관련 사기 10배 급증 비상
중국계 범죄 조직, ‘가치 변동성’ 피하려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범죄에 적극 악용
생성형 AI로 언어 장벽 깨고 신원 확인 무력화… 日서도 관련 사기 10배 급증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생성형 AI 도구와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한 정밀한 사기 기법에 속아 가짜 투자 사이트로 거액을 송금했다가 전 재산을 날리는 자산가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5년 1월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데이팅 앱 '틴더'를 통해 자신을 재정 상담사라고 소개한 '마틴'이라는 남성에게 접근을 당했다. 마틴은 출장 등의 핑계를 대며 대면 만남을 교묘히 피하면서도 친밀감을 쌓은 뒤, 미국 달러에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Tether)를 이용한 투자를 권유했다.
이 여성은 그가 추천한 투자 플랫폼으로 50만 달러(약 7억 7,000만 원)를 이체했으나, 해당 사이트는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 웹사이트로 밝혀졌다.
FBI “암호화폐 범죄 1년 새 66% 급증”… 피해액 60%가 투자 사기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내 암호화폐 관련 사기 및 기타 범죄로 인한 총손실액은 전년 대비 무려 66% 폭증한 113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중 소셜미디어나 데이팅 앱을 통해 피해자를 가짜 웹사이트로 유인하는 '암호화폐 투자 사기' 유형이 전체의 약 60%인 72억 달러를 차지해 가장 심각한 뇌관으로 부각됐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1단계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근해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뒤, 2단계로 소액 투자를 유도해 가짜 수익률을 보여주며 안심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이후 피해자가 안심하고 투자 액수를 크게 늘린 뒤 돈을 인출하려 하면, 세금이나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거나 그대로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전형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사기 기지’ 둥지 튼 중국계 조직… 테더(Tether) 선호하는 이유
미국 사법당국은 이 같은 거대 사기 행각의 배후로 미얀마·태국 국경 지대와 캄보디아 내륙에 거점을 둔 중국계 범죄 조직들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법무부는 미얀마 등지에서 대규모 사기 센터를 운영한 혐의로 중국인 2명을 전격 기소하고, 범죄와 연계된 7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와 가짜 투자 웹사이트 500여 개를 압수조치했다.
독립 조사 비영리 단체인 ‘초국가 조직범죄 방지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제이슨 타워 전문가는 범죄 조직들이 비트코인 대신 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범죄 자금 수취 수단으로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자산 가치의 변동성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에 연동되지 않은 일반 암호화폐를 사용할 경우 가치가 수시로 변해 시장 변동성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사기꾼들은 테더를 안전자산처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화 나누고 외모까지 변환… ‘AI 무기화’에 국경 허물어진 금융 보안
범죄 조직들이 대형 언어 모델(LLM)과 생성형 AI 도구를 본격적으로 ‘무기화’하기 시작하면서 사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AI 도구를 활용하면 원어민 수준의 자연스러운 다국어 대화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져 과거 어설픈 번역체로 사기 여부를 눈치채던 방어 기제가 무력화된다.
게다가 실시간 비디오 대화 시 AI 필터를 적용해 타인의 외모나 목소리로 완벽히 위장하는 딥페이크 기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심지어 도난당한 개인정보 및 신원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까다로운 고객확인제도(KYC)와 안면 인식 보안 시스템까지 무력화해 통과하는 최악의 수법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금융 사기 리스크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국가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암호화폐 이체와 관련된 이른바 ‘특별 사기’ 사건은 2025년 기준 1,213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무려 10배 폭증했다.
이에 따른 재산 손실액 역시 기존 34억 엔에서 190억 엔(약 1,840억 원) 이상으로 무섭게 치솟았다. 글로벌 보안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진화 속도를 규제와 보안 기술이 따라잡지 못하는 통상 공백이 이어지는 만큼, 출처가 불분명한 투자 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자산 이체 요구에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