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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배럴이 사라진다"… 미·이란 합의에도 유가 재반등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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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배럴이 사라진다"… 미·이란 합의에도 유가 재반등 온다

TD증권 "호르무즈 열려도 11월까지 재고 쇼크"… 서학개미 주의보
남아시아 경기 충격·중국 비축유 변수… 인플레 압박 현실화 우려
호르무즈 해협이 오늘 당장 정상화되더라도 장기 봉쇄로 소진된 세계 원유 재고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이 오늘 당장 정상화되더라도 장기 봉쇄로 소진된 세계 원유 재고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잠정 합의했지만, 국제유가 변동성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금융권과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CNBC는 15일(현지시각) 복수의 시장 전략가를 인용해, 해협이 오늘 당장 정상화되더라도 장기 봉쇄로 소진된 세계 원유 재고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협 열려도 재고 회복까지 수개월 걸려"

호주 금융그룹 웨스트팩(Westpac)은 이날 시장 메모에서 "세계 원유 재고가 장기간에 걸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크게 낮아졌다"며, 걸프 지역에서 새 공급이 도착하기 전에 재고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웨스트팩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합의 이행 세부 조건이 불확실한 만큼 시장 불안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D증권의 원자재 전략 총괄 바트 멜렉(Bart Melek)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 아시아'에 출연해 "해협이 오늘 정상화된다고 해도 11월까지 약 8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 재고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것이 시장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크게 치솟는 최악의 상황은 중국이 자국 비축분 방출을 중단하는 시점에 달려 있다"면서 "높은 유가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은 여전히 유효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량을 중동에 의존하며, 수입 원유의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여서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공급 정상화로 이어지기까지는 한국 에너지 시장도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아시아 취약국 경제 충격, 추가 변수로
미·이란 합의 소식에 이날 아시아 증시는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반등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8월물은 4.87% 내린 배럴당 83.06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물은 5.71% 하락한 배럴당 80.03달러에 거래됐다.

그러나 중동 분쟁의 경제적 여파는 이미 취약 지역 경제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HSBC 프라이빗 뱅크·프리미어웰스의 빌럼 셀스(Willem Sels)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같은 CNBC 프로그램에서 "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중동 사태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지역을 중심으로 어려운 경제 지표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며 "이것이 시장 변동성을 또 한 번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수출의 약 93%, 전 세계 LNG 거래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가스 가격 상승 압박도 원유 못지않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합의 자체는 호재, 하지만 위기는 아직 현재 진행형"


멜렉은 "시장이 합의 소식에 상당히 안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웨스트팩 역시 "구체적인 이행 조건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미국과 이란이 합의를 앞두고 논의 중인 60일 휴전 연장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의 기뢰 제거,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 및 제재 유예 조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부 이행 일정과 조건에 따라 실제 원유 공급 정상화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재고 회복 속도와 중국의 비축유 방출 여부, 그리고 남아시아 취약국들의 경기 둔화 속도가 단기 유가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