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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너지·배터리 업계, 중동 분쟁발 유가 폭등에 상반기 역대급 '횡재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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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너지·배터리 업계, 중동 분쟁발 유가 폭등에 상반기 역대급 '횡재 실적'

유가 상승에 시틱 리소스 반기 순이익 최대 112% 폭증 전망
전기차 수요 자극에 이브 에너지 배터리 이익도 2배로 뛰어
美 국방부의 '블랙리스트' 전격 지정 악재 속에서도 수익성 방어 성공
선전 상장의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이브 에너지는 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95%에서 1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선전 상장의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이브 에너지는 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95%에서 1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사진=AP/뉴시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국의 자원 개발 기업과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역대급 '횡재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석 연료 가격 상승이 에너지 기업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린 것은 물론, 가성비 높은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수요까지 동시에 자극하면서 공급망 전반에 걸쳐 막대한 반사이익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영 대기업 시틱(CITIC) 그룹의 자회사인 시틱 리소스 홀딩스(CITIC Resources Holdings)는 올해 첫 6개월 동안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57%에서 최대 112%까지 폭증할 것이라는 내용의 낙관적인 반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이에 따른 예상 순이익은 약 2억 3,800만 홍콩달러(약 458억 9,000만 원)에서 3억 2,200만 홍콩달러 사이다. 회사 측은 중동 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평균 판매 가격의 상당한 상승이 실적 견인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공시했다.

공급망 다변화 결실, 카자흐스탄 유전서 서방 대안으로 급부상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순수입국으로서 중동 산유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서방과의 갈등에 대비해 오랜 기간 자원 공급망을 전 세계로 다변화해 왔다. 시틱 리소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 회사는 중국 하이난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국내외 핵심 유전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해 왔다.

특히 지난해 기준 시틱 리소스 전체 원유 생산량(약 1,000만 배럴)의 70%를 쏟아낸 카자흐스탄 망기스타우 주의 '카라잔바스(Karajanbas)' 유전은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 기업 카즈무나이가스와 50대 50 합작 투자로 운영 중이며, 전체 입증 매장량만 5,590만 배럴에 달한다.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가 이탈리아 에니(Eni), 영국 셸(Shell) 등 기존 서방 에너지 메이저들과 천연가스 처리장 건설 협력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시틱 등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카즈무나이가스는 또 다른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티시건설과 손잡고 설비 설계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돌입하며 유가가 전쟁 최고점 대비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여전해 유가 강세 기조가 향후 몇 달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폭등이 부른 배터리 호황… 이브 에너지 실적 '더블 스코어'

화석 연료 가격의 고공행진은 역설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강력하게 뒤흔들며 배터리 업계에도 유례없는 호재를 선물했다.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 이브 에너지(EVE Energy)는 15일 저녁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31억 3,000만 위안(약 6,996억 원)에서 33억 7,000만 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95%~110%라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광둥성에 본사를 둔 이브 에너지는 제품 업그레이드와 공정 최적화,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을 선제적으로 포착한 결과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60% 급증한 450억 위안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실적 발표에서 유가 변동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고유가 부담을 느낀 글로벌 소비자들이 대거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눈을 돌리면서 배터리 주문량이 폭주한 것이 실적 급증의 실질적 배경으로 꼽힌다.

美 국방부 블랙리스트 악재 속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정면 돌파


주목할 점은 이번의 독보적인 실적 행진이 미국의 강력한 규제 칼날 속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미국 국방부(DoD)는 지난주 이브 에너지를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중국 군사 기업(CMC)' 블랙리스트에 전격 포함시켰다.

이브 에너지를 비롯해 우시 앱텍 등 함께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들은 군사적 연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으나, 이브 에너지는 실적 가이던스 발표 당시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신 이브 에너지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공급망 전반에 누적되는 비용 압박을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공급망 layout 관리'를 통해 완벽히 극어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원자재 조달처의 다각화, 전략적 선도 구매 계획, 그리고 신중한 금융 파생 상품 활용을 통해 원가 상승 충격을 흡수했으며, 이를 통해 지독한 글로벌 제재 국면 속에서도 독보적인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을 증명해 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파괴적인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전기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격변 속에서 중국 에너지·배터리 밸류체인의 영향력이 오히려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