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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반(反)중국’ 보호무역, 자국 자동차산업 고사(枯死)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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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반(反)중국’ 보호무역, 자국 자동차산업 고사(枯死) 부른다

브뤼셀의 ‘현실 괴리적’ 환경 규제와 관세 폭탄
유럽 제조 경쟁력 갉아먹는 자충수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이어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관세 장벽을 높이며 시장 봉쇄를 시도하고 있으나, 정작 유럽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는 규제 일변도의 환경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FOCUS online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높은 생산·에너지 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역수입하는 '기술적 식민지' 상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제조 허브’에서 ‘중국 공장 대리점’으로 전락하는 유럽

유럽 자동차 시장은 이제 스스로를 개발도상국의 공업 지대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VW) 등 주요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을 유럽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 폭등과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유럽 내 생산시설 가동이 더 이상 경제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과거 개발도상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부품 현지 조립(CKD)’ 방식으로의 회귀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브뤼셀의 정책 당국은 탄소 중립이라는 명목하에 유럽 기업들의 내연기관 기술 개발 역량을 강제로 억제해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인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자동차 엔진 분야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토마스 코흐(Thomas Koch) 교수는 수년간 지속해서 유럽의 ‘전기차 올인’ 전략이 초래할 산업 공동화 현상을 경고해 왔다.

브뤼셀의 ‘기획 경제’가 빚어낸 규제 덫
EU의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의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의 비효율성에 있다.

유럽 시장의 신차 가격이 중국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단순한 관세 문제가 아니다. ▲그린 스틸(Green Steel) 도입에 따른 원자재 비용 급증 ▲배터리 생산의 엄격한 환경 규제 ▲비효율적인 보조금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브뤼셀이 강제하는 복잡한 디지털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안전 규제는 차량 가격을 끊임없이 밀어 올리는 원인이 된다.

BMW의 한 관계자는 “브뤼셀에서 나오는 규제안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실효성 없는 정책이 산업 현장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토로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도,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을 회복시키고 기술 중립적인 정책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실용적 보호무역’을 구사하고 있다.

보호무역의 한계와 향후 시나리오

EU가 현재 추진 중인 관세 인상은 일시적인 시장 방어막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불공정 무역’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자국 산업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의 에너지 및 환경 규제 정책이 유지될 경우,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술 자립도를 잃고 단순 유통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이 직면한 위기는 중국의 공격적인 수출 전략이 아닌, 스스로 정한 ‘그린 규제’라는 족쇄에서 기인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계 및 산업계에서는 더 이상 과도한 환경 규제와 시장 개입이 아닌,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유럽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