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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6만→7만 엔 쐈는데"… 닛케이 AI 랠리서 철저히 소외된 개미들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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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6만→7만 엔 쐈는데"… 닛케이 AI 랠리서 철저히 소외된 개미들의 '한숨'

18일 닛케이 지수 7만 1053엔 마감, 4월 6만 엔 돌파 후 두 달도 안 돼 대기록
지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도쿄일렉트론·키옥시아·소프트뱅크 등 'AI 3대장'이 독식한 기형적 랠리
주가 폭등에 진입 장벽 높아지며 개인 투자자 이탈… "개별주 랠리 탑승한 개미는 6명 중 1명꼴"
18일 오전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가 장중 1,000엔 이상 가파르게 치솟으며 사상 최초로 7만 1,000엔대를 돌파했다. 사진=아베마뉴스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18일 오전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가 장중 1,000엔 이상 가파르게 치솟으며 사상 최초로 7만 1,000엔대를 돌파했다. 사진=아베마뉴스 갈무리

일본 닛케이지수가 파죽지세로 사상 첫 7만 엔 고지를 돌파하며 증권가에는 연일 환호성이 터지고 있지만, 정작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표정은 씁쓸하기만 하다. 시장 전체가 오르는 대세 상승장이 아니라 극소수의 인공지능(AI)·반도체 대장주들이 지수를 억지로 끌어올리는 장세가 연출되면서, 랠리에 올라타지 못한 대다수 '개미'들은 지독한 포모(FOMO·자신만 뒤처진 것 같은 공포)와 소외감에 시달리고 있다.

4만 엔에서 7만 엔까지… 브레이크 없는 폭등장


18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51.24엔 폭등한 7만 1,053.49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도쿄 도내 노무라증권 객장에서는 이날 거래가 종료되자 딜러들 사이에서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주 들어 중동 정세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이날 미국과 이란이 전투 종결(종전)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폭넓은 종목에 매수세가 몰린 덕분이다.

놀라운 것은 주가 상승의 속도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 2024년 3월 4만 엔 선을 넘은 뒤 약 1년 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5만 엔을 돌파했다. 올해 2월 말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로 잠시 주춤했던 지수는 다시 급반등을 시작해 4월 27일 사상 첫 6만 엔을 뚫어냈고, 그로부터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7만 엔 시대까지 열어젖혔다.

상승분 50%를 3개 종목이 독식… 반도체가 가른 희비


기록적인 주가 폭등을 견인한 절대적인 원동력은 바로 'AI와 반도체'다. 요미우리신문 분석에 따르면, 닛케이 지수가 6만 엔을 돌파한 4월 27일부터 6만 18일까지의 전체 지수 상승분(1만 516엔)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 50% 이상을 단 3개 종목이 홀로 끌어올렸다. 반도체 제조 장비 대장주인 도쿄일렉트론, 낸드플래시 메모리 선두 기업 키옥시아홀딩스, 그리고 AI 생태계에 집중 투자하는 소프트뱅크그룹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증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주가지수 내 반도체 관련주의 비중(기여도)이 얼마나 높으냐가 각국 증시의 수익률을 결정짓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기술주 비중이 압도적인 한국 코스피(KOSPI)는 2배 이상 폭등했고, 닛케이 지수는 40% 이상, 대만 가권지수 역시 60% 이상 뛰었다. 반면, 전통 산업 비중이 높은 미국 다우존스(7%)나 유럽 유로스톡스50(9%) 지수의 상승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사고 싶어도 너무 비싸다"… 개미들만 남겨진 승강장


문제는 이토록 화려한 AI 주도장에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주가가 너무 빠르고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진입 장벽 자체가 터무니없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쓰이증권에 따르면, 시장 주도주인 키옥시아홀딩스의 5월 거래 대금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5배 가까이 폭증했다. 하지만 실제로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의 수는 오히려 10%가량 줄어들었다. 막대한 자본을 쥔 기관이나 큰손들만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약 300만 엔(약 2,600만 원) 수준이면 매수할 수 있었던 키옥시아 주식의 기본 단위는, 현재 900만 엔(약 7,800만 원)을 넘어서며 평범한 직장인들은 감히 엄두조차 내기 힘든 가격이 됐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연구원은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인해 아예 매수 자체를 포기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면서 고객들 사이에서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증권 산하 자산운용 자문사 미라이(MiRaI) 웰스 파트너스의 신도 마사키 사장 역시 "현재 시장에서 개별 종목으로 AI 랠리의 수익을 고스란히 누리고 있는 개인 투자자는 고작 5~6명 중 1명 꼴에 불과할 것"이라며 주가 상승의 혜택이 극소수에게만 편중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