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리서치 "메모리는 경기 부품 아닌 AI 인프라 자산"
미 국무부 '팍스 실리카' 구상… 공급망 핵심 쥔 한국의 위상
미 국무부 '팍스 실리카' 구상… 공급망 핵심 쥔 한국의 위상
이미지 확대보기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성능은 연산 속도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가 좌우한다. 연산 장치가 아무리 빨라도 데이터 공급이 따르지 못하면 모델은 멈춰 선다. 반도체 업계는 이를 '메모리 병목(Memory Wall)'이라고 부른다. 컨설팅사 GIS 리포츠는 메모리 강국 한국을 글로벌 인공지능 시스템이 작동할 수 없는 진정한 길목을 통제하는 거점으로 지목했다.
과학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최근 데이터를 기다리는 연산 장치를 낭비되는 하드웨어로 규정하며 메모리를 핵심 한계로 지목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과거 전방산업 경기에 따라 재고가 출렁이는 자산이었지만 지금은 장기계약 확대와 데이터센터 중심 수요 확대로 AI 패권 경쟁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 잠식…부품 원가 절반 넘어서
메모리의 위상 변화는 숫자로 드러난다. 분석업체 세미어낼리시스는 메모리가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23~2024년 약 8%에서 올해 30%까지 4배 가까이 뛸 것으로 추정한다. 시장조사회사 에포크AI도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인공지능 칩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초 52%에서 연말 63%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고급 메모리 생산량에서 소비하는 비중은 지난 2022년 20~30% 수준에서 올해 약 70%로 급등했다.
주요 제조사 깜짝 실적 현실화…역대급 슈퍼사이클 진입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들의 실적도 훌쩍 뛰었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414억 6000만 달러(약 64조 원), 조정 주당순이익이 25.1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각각 16%, 23%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250억 달러(약 38조 원)였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HBM이 내후년까지 완판됐으며, 수요 강세는 오는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깜짝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7조 2000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 해 이익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이 전체 이익의 94%를 이끌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번 상승장을 평범한 순환 주기가 아닌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하며 주요 메모리 기업의 내년과 내후년 이익 전망치가 시장 예상치를 최대 51%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 '반도체 겨울론'을 편 기관의 선회라 무게가 실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