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4조원·아시아 8조원 순유입…美 성장주서 가치주·채권으로 자금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 주식형 펀드에 8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지만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3주 만에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물가 상승세 둔화가 세계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를 뒷받침했지만 미국에서는 반도체주 급락과 미국·이란 간 긴장 고조로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타났다.
유럽과 아시아 주식형 펀드가 자금을 흡수했고 미국 내에서도 성장주에서 가치주와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정보업체 LSEG 산하 리퍼의 자료를 인용해 15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일주일 동안 세계 주식형 펀드에 124억6000만달러(약 18조6000억원)가 순유입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직전 주 순유입액인 483억5000만달러(약 72조원)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8주 연속 순유입 흐름은 이어졌다.
◇ 미국 이탈에도 유럽·아시아 자금 유입
지역별로는 유럽 주식형 펀드에 94억9000만달러(약 14조1000억원)가 들어와 가장 많은 순유입을 기록했다.
아시아 주식형 펀드에도 54억달러(약 8조원)가 유입됐다.
반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48억달러(약 7조2000억원)가 빠져나갔다. 미국 주식형 펀드가 주간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3주 만이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도 27억4000만달러(약 4조1000억원)가 들어왔다. 11주 연속 순유출을 끝내고 자금 흐름이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 기업 실적·물가 둔화가 세계 증시 뒷받침
세계 주식형 펀드의 순유입에는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양호하게 출발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 주요 은행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도 견조한 실적을 내놓았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가 가까운 시일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약해진 점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급락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기업 실적과 물가 지표의 긍정적인 영향을 압도했다.
◇ 미 성장주서 10조7000억원 빠져
미국 성장주 펀드에서는 한 주 동안 71억8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가 순유출됐다.
직전 주 42억3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가 들어온 것과 대조된다.
가치주 펀드에는 30억달러(약 4조5000억원)가 유입됐다. 가치주 펀드는 3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상반기 급등한 AI와 반도체 중심의 성장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폭이 작았던 가치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주는 직전 분기에 약 87.75% 상승한 뒤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조사 대상 주간에 약 8.48% 하락했다. 샌디스크는 26.35%, 마벨테크놀로지는 20.15%, 인텔은 11.71% 떨어졌다.
◇ 기술주 자금 유입도 둔화
세계 기술주 펀드에는 33억7000만달러(약 5조원)가 순유입됐다.
다만 유입액은 최근 3주 가운데 가장 적었다. 반도체주 급락으로 기술업종에 대한 매수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술주 펀드에도 15억7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가 들어왔지만 역시 3주 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세계 금융주 펀드에는 5억6700만달러(약 8450억원), 헬스케어 펀드에는 5억5800만달러(약 8310억원)가 유입됐다.
미국 헬스케어 펀드에도 4억6500만달러(약 6930억원)가 들어왔다.
반면 미국 경기소비재 펀드에서는 5억7900만달러(약 8630억원), 커뮤니케이션서비스 펀드에서는 4억900만달러(약 6090억원)가 빠져나갔다.
◇ 글로벌 채권형 15주 연속 순유입
세계 채권형 펀드에는 161억6000만달러(약 24조1000억원)가 순유입됐다.
채권형 펀드는 15주 연속 자금 순유입을 이어갔다.
정부채 펀드에는 33억8000만달러(약 5조원)가 들어왔다. 지난 4월 8일 이후 가장 큰 주간 순유입 규모다.
단기채권 펀드에도 41억7000만달러(약 6조2000억원)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미국 채권형 펀드의 순유입액은 98억9000만달러(약 14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채권형 펀드는 13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미국 단·중기 투자등급 채권 펀드에는 23억8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 단·중기 국채 펀드에는 14억7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가 들어왔다.
지방채 펀드에도 13억6000만달러(약 2조원)가 유입됐다.
◇ 머니마켓펀드서 153조원 이탈
세계 머니마켓펀드에서는 1025억3000만달러(약 152조8000억원)가 빠져나갔다.
지난 4월 15일 이후 가장 큰 주간 순유출이다.
세계 순유출액 가운데 미국 머니마켓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680억3000만달러(약 101조4000억원)였다.
금과 기타 귀금속 펀드에는 3억7600만달러(약 5600억원)가 유입돼 8주 연속 이어진 순유출 흐름이 끝났다.
에너지 펀드에서는 1억4500만달러(약 2160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번 자금 흐름은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전면적으로 이탈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고평가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유럽·아시아 주식과 가치주, 채권 등으로 투자 대상을 분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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