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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화 전환의 딜레마… 높은 요금 벽과 인프라 한계에 부딪힌 ‘에너지 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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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화 전환의 딜레마… 높은 요금 벽과 인프라 한계에 부딪힌 ‘에너지 자립’

EU, 화석연료 감축 위해 전력 소비 비중 확대 추진… 실효성 논란
치솟는 전기 요금과 전력망 병목이 걸림돌로 작용하며 향후 에너지 전환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사진=연합뉴스


유럽은 탈탄소화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전력 중심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나, 가스 가격 대비 높은 전기 요금과 만성적인 전력망 병목 현상 탓에 가계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7월 2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전력 중심의 전환 전략이 직면한 경제적 걸림돌과 향후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바탕으로 대륙 전체를 전력 기반 사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추진해 왔다. 청정 전력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되었으나, 전체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년간 23% 수준에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솟는 전기 요금과 초기 비용 부담, 친환경 기술 확산 가로막아


유럽 각국 정부는 청정 전력 공급량 확충에 주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나, 수요 진작 단계에서는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적 부담이라는 장벽에 부딪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력 소매 가격이 여전히 천연가스 가격의 최대 3배에 달하는 구조적 가격 격차가 소비자의 자발적인 전환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기 요금 부담이 가중되고 주거용 리모델링 비용 부담과 정책 보조금 지원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한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히트펌프 판매량은 지난 2023년부터 둔화세로 돌아섰다.

산업계 역시 미국이나 중국 등 글로벌 경쟁국과의 생산 원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화석연료 공정을 전기 설비로 전환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2024년 화석연료 수입에만 약 3800억 유로를 지출해 에너지 안보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력망 병목 현상과 한국내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장


이 같은 유럽의 전력 중심 전환 과정은 만성적인 인프라 지연이라는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늘어나고 있으나 전력망 연결 대기 기간이 수년씩 길어지는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력 송배전 설비와 변압기 등을 공급하는 관련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송배전망 용량 부족으로 인해 신규 기업들의 전력 연결이 수년씩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유럽의 상황은 수출 주도형 제조업을 영위하는 한국내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유럽 지역의 높은 전력 비용과 인프라 지연이 현지 진출한 한국내 가전, 배터리, 전력기기 기업들의 영업 환경에 복합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력망 확충이 지연될 경우 관련 기자재 수출 기업들의 현지 프로젝트 집행 속도에도 조율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럽의 사례는 청정 기술 보급이 단순한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넘어 명확한 경제성과 인프라 뒷받침이 전제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저렴한 전력 공급, 신속한 전력망 확충, 그리고 안정적인 세제 개편이라는 구조적 개혁을 함께 이루지 못할 경우, 전력화 전략 자체가 에너지 전환의 엔진이 아니라 오히려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