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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돌풍 일라이 릴리…2031년 시총 2조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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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돌풍 일라이 릴리…2031년 시총 2조달러 전망

티르제파타이드 연매출 90조원 가능성…먹는 비만약·차세대 치료제·비만 외 신약이 성장축
일라이릴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라이릴리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비만·당뇨병 치료제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오는 2031년 시가총액 2조달러(약 2892조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향후 5년 동안 기업가치가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비만치료제 매출과 신약 개발 가능성을 토대로 일라이 릴리의 시가총액이 현재 약 1조1000억달러(약 1591조원)라며 매년 평균 12.7%씩 증가하면 2031년 2조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2일(현지시각) 전망했다.

◇ 마운자로·젭바운드가 성장 이끌어

모틀리풀이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꼽은 것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는 의약품으로 개발됐지만 식욕을 줄이고 체중 감량을 돕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치료제로도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일라이 릴리의 핵심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성분은 같지만 승인받은 치료 목적과 제품명이 다르다.

티르제파타이드 제품은 지난해 300억달러(약 43조40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출시된 지 약 4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성분으로 올라섰다고 모틀리풀은 전했다.

일부 분석가는 티르제파타이드의 연간 매출이 2030년 620억달러(약 89조7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실화하면 단일 의약품 성분으로는 제약업계 사상 최대 연매출이 된다.
다만 경쟁 제품이 늘면서 일라이 릴리의 최근 연간 40%에 가까운 매출 증가세가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심화로 약값을 낮춰야 할 가능성도 있다.

모틀리풀은 판매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처방 환자와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 매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같은 약으로 치료 질환 넓힌다


티르제파타이드의 성장 가능성은 비만과 당뇨병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라이 릴리는 기존 의약품을 다른 질환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 범위를 확대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제약업계에서는 하나의 의약품이 새로운 질환의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는 것을 ‘적응증 확대’라고 부른다. 새로운 약을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고도 환자와 시장을 넓힐 수 있는 방식이다.

모틀리풀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이 티르제파타이드의 유망한 추가 치료 영역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은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 이상으로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환자가 많지만 치료 선택지가 충분하지 않아 적응증 확대에 성공하면 티르제파타이드의 연간 매출이 수십억달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 밖의 여러 질환에서도 추가 승인을 받으면 티르제파타이드의 성장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 주사 꺼리는 환자 겨냥한 먹는 비만약


일라이 릴리는 주사형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에 이어 올해 먹는 GLP-1 비만치료제 ‘파운다요’를 출시했다.

기존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환자가 정기적으로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한다. 파운다요는 하루 한 번 알약으로 복용할 수 있어 주사를 꺼리는 환자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틀리풀은 파운다요를 사용한 환자 가운데 기존 주사제에서 옮겨온 사람보다 GLP-1 치료제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존 제품의 고객을 나눠 갖기보다 새로운 환자를 GLP-1 치료제 시장으로 유입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파운다요는 현재 체중 감량 치료제로 승인됐다. 일라이릴리는 앞으로 당뇨병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등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추가 승인이 이뤄지면 주사제와 먹는 약을 함께 보유한 일라이 릴리가 환자의 선호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 비만수술에 견줄 차세대 후보물질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차세대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도 일라이 릴리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후보로 꼽혔다.

레타트루타이드는 현재 판매 중인 티르제파타이드와 다른 방식으로 세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모틀리풀은 임상시험에서 레타트루타이드가 비만대사수술에 견줄 만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비만대사수술은 위의 크기를 줄이거나 소화기관의 구조를 바꿔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약물만으로 수술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중증 비만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일라이 릴리는 기존 주사형 치료제와 먹는 치료제에 레타트루타이드까지 추가해 효능과 복용 방식이 다른 제품으로 GLP-1 시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다만 레타트루타이드는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임상시험과 규제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판매할 수 있다.

◇ 비만약 밖에서도 신약 확대


일라이 릴리의 성장은 비만치료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모틀리풀은 다른 질환의 신약도 장기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출시된 주요 제품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옴보’가 있다.

두 제품은 각각 연간 매출 10억달러(약 1조4460억원)를 넘는 대형 의약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라이 릴리는 잇따른 제약·바이오기업 인수를 통해 비만과 당뇨병 이외의 치료제 후보물질도 확보하고 있다.

모틀리풀은 개별 신약이 마운자로나 젭바운드만큼 큰 매출을 내지 못하더라도 여러 제품의 매출을 합치면 회사 전체의 성장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로 신약 개발비 줄일 가능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수많은 후보물질을 검토하고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개발 기간이 길고 실패 가능성도 높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일라이릴리는 AI를 활용해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고 연구·개발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데 투자하고 있다.

AI가 성공 가능성이 낮은 후보물질을 조기에 걸러내거나 임상시험 설계를 개선하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틀리풀은 일라이릴리의 전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생산성이 1%만 개선돼도 이익과 수익성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조달러 전망의 전제와 변수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향후 예상 순이익의 약 3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헬스케어 업종 평균인 18.8배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시장이 일라이릴리의 빠른 매출과 이익 증가를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모틀리풀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제약회사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이 같은 기업가치 격차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만치료제 시장에 경쟁 제품이 늘거나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면 매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

파운다요의 추가 적응증 승인과 레타트루타이드의 임상 성공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변수다. 비만치료제 밖에서 개발 중인 신약들이 실제 매출로 연결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현재 약 1조1000억달러인 시가총액이 2031년 2조달러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12.7%의 기업가치 상승이 필요하다.

모틀리풀은 티르제파타이드의 판매 증가와 파운다요·레타트루타이드의 시장 확대, 비만 이외 치료제의 성장,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이 함께 이뤄진다면 일라이릴리가 이 같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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