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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화학공장 줄폐쇄에도…한국 석유화학 마진 손익분기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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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화학공장 줄폐쇄에도…한국 석유화학 마진 손익분기 밑돌아

롯데케미칼 2분기 기초화학 영업이익 23억원에 그쳐
유럽, 2022년 이후 3700만t 폐쇄 발표…생산 능력의 9% 규모
하반기 래깅 효과 소멸…호르무즈 협상이 나프타값 최대 변수
독일 로이나의 로이나 화학 단지에 위치한 토탈에너지 정유소의 석유 저장 컨테이너 및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로이나의 로이나 화학 단지에 위치한 토탈에너지 정유소의 석유 저장 컨테이너 및 시설. 사진=로이터


롯데케미칼이 2분기 기초화학 부문 영업이익 23억원을 7일 공시하면서, 유럽 설비 폐쇄가 한국 실적으로 옮겨붙는다는 반사이익 기대가 힘을 잃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월 5일(현지시각) 영국 화학기업 폐업 속도가 두 배로 빨라졌다고 보도했고, 한국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78달러(약 11만원)로 손익분기점을 밑돈다.

유럽, 2022년 이후 3700만t 폐쇄 발표


유럽 화학 설비 감축은 대륙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 유럽화학산업협의회(Cefic)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폐쇄가 발표된 생산능력은 3700만t이다. 유럽 전체 생산능력의 9%에 이르는 규모다. 연간 발표 물량도 2022년 290만t에서 2025년 1720만t으로 불었다.

독일에서는 개별 설비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 벨트(Welt)는 5일 다우케미칼이 작센주 뵐렌 크래커를 2027년 말까지 세운다고 보도했다. 이 결정으로 55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독일화학산업협회(VCI)는 지난달 16일 상반기 화학·제약 생산이 3% 줄었다고 발표했다. 협회장 마르쿠스 슈타일레만은 "잠깐의 숨돌리기일 뿐 전환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폐쇄가 안보 문제로 번졌다. FT가 인용한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보고서를 보면 영국 고부가 화학 부문 생산은 5년 사이 40% 가까이 줄었다. 보고서는 미사일 추진제 원료인 농축 질산을 해외 공급자에 의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래깅 효과 걷히자 기초화학 이익 23억원


한국 석유화학의 상반기 흑자는 중동 전쟁이 만든 재고 효과에서 나왔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1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익은 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에서 나왔고, 기초화학은 손익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LG화학도 지난달 31일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4265억원을 공시했다.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을 세우고도 원료가 상승에 따른 래깅 효과가 이익을 떠받쳤다.

이 효과는 걷히고 있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4월 t당 500달러(약 70만원)를 웃돌았다. 7월 31일에는 78달러로 내려앉았다. 업계가 보는 손익분기점은 t당 250달러(약 35만원)다.

유럽 3700만t 대 한국 370만t…반사이익론의 한계


유럽 설비가 사라진 자리를 한국 물량이 채운다는 관측은 근거가 얇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부와 업계가 지난해 8월 자율협약으로 제시한 NCC 감축 목표는 270만~370만t이다. 유럽 발표 물량의 10분의 1 수준이다.

유럽 크래커가 멈추는 배경도 역내 수요 정체여서, 빈자리는 물류에서 유리한 중동과 중국 물량이 먼저 메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론도 있다. BASF는 지난달 15일 2분기 특별항목 전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영업이익)를 24억 유로(약 4조원)로 발표하며 연간 목표를 올렸다.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은 기업은 감산 국면에서도 이익을 낸다는 뜻이다.

하반기 실적을 가를 변수는 세 갈래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초 가동에 들어가면 한국 공급이 다시 늘어난다. 여수·울산 산단의 자율협약 이행은 업체 간 이견이 남아 있다.

BASF가 하반기 전망의 관건으로 든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협상 결과는 나프타 가격을 통해 스프레드(원료값과 제품값의 차이)로 직결된다. 투자자가 볼 지표는 기초화학 이익 규모가 아니라 스페셜티 매출 비중(고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