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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바꾼' 中 수출의 습격… 반도체·EV 무기화에 흔들리는 K-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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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바꾼' 中 수출의 습격… 반도체·EV 무기화에 흔들리는 K-산업

1~7월 中 반도체 수출 2,160억 달러 역대 최대… 자동차 수출 年 환산 1,100만 대 육박
글로벌 AI 붐 타고 저가 의류·잡화 밀어낸 中… 아세안·남미 우회 공급망 전격 확장
K-반도체 파운드리 가격 경쟁 압박, K-배터리·완성차는 아세안·유럽서 진검승부 직면
중국 장쑤성 리안융강 항구에 있는 화물선과 컨테이너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리안융강 항구에 있는 화물선과 컨테이너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수출 구조가 인공지능(AI) 혁명과 자율주행·전기차 전환 물결을 타고 거대 첨단 제조업 중심 체제로 완벽히 체질 개편을 완성했다.

과거 저가 의류와 신발, 완구 등 전통 소비재 위주였던 중국의 수출 품목이 반도체, 신에너지차(NEV), 고부가가치 중간재로 대거 교체되면서, 한국의 핵심 성장 동력인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산업에 직접적인 경고등이 켜졌다.

반도체 2160억 달러·자동차 640만 대… 첨단 제조업으로 체질 바꾼 중국


중국 해관총서의 최근 발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첨단 제조업 수출 지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집적회로) 누적 수출액은 2,160억 달러(약 305조 7,000억 원)를 기록하며 불과 7개월 만에 예년 연간 수출액의 2배 수준으로 팽창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도 28나노미터(nm) 이상의 레거시(구공정) 범용 반도체 공장을 싹쓸이 증설하고, AI 가속기용 모듈 자급률을 끌어올린 효과가 수출 실적으로 본격화된 결과다.

모빌리티 분야의 성장세는 한층 위협적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누적 자동차 수출량은 640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3.7% 폭증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1,100만 대에 육박하는 규모로, 전통의 자동차 강국인 독일의 전체 연간 생산량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비야디(BYD)와 상하이 테슬라 공장을 필두로 한 신에너지차 수출 폭증이 이 같은 독주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 및 멕시코로 중간재 반도체와 배터리 셀을 보낸 뒤 완제품으로 우회하여 공급하는 거시 전략까지 고도화되는 양상이다.

레거시 칩 파괴 공세와 아세안 EV 영토 확장… 벼랑 끝에 선 K-산업


이러한 중국의 수출 구조 재편은 한국의 핵심 주력 산업 전반에 심각한 구조적 타격을 안기고 있다.

우선 반도체 분야에서는 레거시 공정을 중심으로 한 가격 파괴 공세가 거세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국가지원금을 바탕으로 28나노 이상 범용 파운드리 칩이 글로벌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서, 가전과 자동차용 칩을 생산하는 한국 파운드리 기업들의 단가 하락 압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아울러 아세안 신흥국으로 수출되던 한국산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의 입지 역시 중국산 가성비 부품에 빠르게 침식당하는 추세다.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 역시 신흥 시장과 유럽 현지에서 중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 내 가격 전쟁으로 발생한 과잉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공을 들여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주요 거점과 중남미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한국 완성차의 입지를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아세안 현지 생산기지를 신속히 구축함에 따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는 삼원계(NCM) 배터리의 입지 축소와 수주 단가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메모리 초격차 유지와 현지 공급망 구축… K-산업의 생존 방정식


중국의 공세에 맞서 K-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초격차 전략 재편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중국이 단기간에 추격하기 어려운 HBM3E, HBM4 과 같은 고성능 AI 메모리 반도체 리더십을 더욱 격상해야 한다.

레거시 분야 역시 단순 범용 칩을 벗어나 고신뢰성 차량용 반도체와 파워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빠른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차세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과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확립에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아세안과 중남미 등 신흥 시장 현지에 구축한 생산 거점을 조기 안정화하는 한편, 탄소 발자국 검증과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해 저가 중국산 부품의 우회 침투를 견제하는 비관세 장벽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결국 미·중 통상 마찰과 원산지 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통상 환경 속에서, 핵심 광물과 부품의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는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한국 기업들의 사활을 가를 핵심 경영지표가 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