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1150만주 거래 가능 전환에도 5거래일 35% 급등
공모가 135달러 탈환…추가 락업이 다음 수급 시험대
공모가 135달러 탈환…추가 락업이 다음 수급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초기 투자자와 임직원이 보유한 9억1150만주가 새로 매도 가능해졌지만 우려했던 대규모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가는 락업 해제 이후 5거래일 동안 35% 뛰었다. 이 기간 늘어난 시가총액만 약 5000억달러(약 714조400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가 첫 락업 만료라는 중요한 시험을 통과하면서 향후 예정된 추가 락업 해제 역시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큰 충격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9억1150만주 풀렸는데 주가는 35% 급등
월가가 가장 우려했던 날짜는 지난 6일이었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IPO 당시 전체 주식의 5%에도 못 미치는 약 6억3900만주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6일 첫 락업이 풀리면서 초기 투자자와 임직원이 보유한 9억1150만주가 추가로 거래 가능해졌다. IPO 당시 시장에 풀린 물량보다 더 많은 주식이 한꺼번에 매도 가능한 상태로 바뀐 것이다.
시장에서는 유통 가능 물량이 갑자기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면 초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첫 락업 해제를 앞두고 이미 크게 하락한 상태였다. 첫 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5일에도 약 14% 급락하면서 공모가 135달러(약 19만2900원)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실제 락업 해제 뒤 주가 흐름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6일부터 5거래일 동안 주가는 35% 상승하면서 다시 공모가를 넘어섰다. 12일에는 9.65% 급등한 146.15달러(약 20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락업 해제 이후 불과 닷새 만에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약 5000억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수백조원 규모인 국가들과 맞먹는 가치가 닷새 동안 다시 붙은 셈이다.
◇ ‘매물 폭탄’ 없었다…락업 공포 선반영
이번 반등의 의미는 주가 상승률 자체보다 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을 시장이 흡수했다는 데 있다.
락업 해제가 주주가 반드시 주식을 매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했던 제한이 없어져 매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실제 주가 충격은 해제되는 주식 수뿐 아니라 기존 주주들이 어느 정도를 시장에 내놓느냐에 좌우된다.
첫 번째 해제를 앞두고는 IPO 당시 유통물량보다 많은 9억1150만주가 한꺼번에 거래 가능해진다는 점 때문에 우려가 컸다. 하지만 예상했던 규모의 매도세가 현실화하지 않자 수급 불확실성이 빠르게 완화됐다.
주가가 락업 해제를 앞두고 이미 크게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상장 이후 한때 201.80달러까지 올랐지만 첫 락업을 앞두고 11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 잠재적 매도 압력을 투자자들이 사전에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했던 셈이다.
락업이 실제로 풀렸는데도 대규모 매물이 나오지 않자 그동안 주가를 눌렀던 수급 부담이 반대로 상승 동력으로 바뀌었다.
◇ 첫 시험 통과했지만 수십억주 더 풀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첫 락업을 무사히 넘겼다고 해서 스페이스X의 수급 위험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번 9억1150만주는 앞으로 이어질 여러 차례의 락업 해제 가운데 첫 번째 물량이다. 스페이스X는 막대한 내부자 보유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락업을 여러 단계로 나눠 해제하도록 설계했다.
오는 20일에는 약 3억1900만주가 추가로 거래 가능해질 예정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해제가 이어져 오는 12월 8일까지 잠재적으로 거래 가능한 주식이 전체 발행주식의 약 40%까지 늘어난다. 나머지 약 60%에는 머스크가 보유한 지분이 포함돼 있으며 이 물량은 내년 중반까지 락업이 유지된다.
따라서 6일의 결과는 대규모 주식 공급 충격을 스페이스X가 완전히 벗어났다는 의미라기보다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향후 주가가 더 올라 초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유인이 커지거나 특정 락업 해제 시기에 매도가 집중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 5000억달러 반등이 바꾼 시장의 계산
그럼에도 첫 락업 이후 나타난 주가 흐름은 시장의 계산을 바꿨다.
IPO 이후 스페이스X 주가를 둘러싼 가장 큰 단기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는 극도로 제한됐던 유통주식이 빠르게 증가할 때 주가가 이를 버틸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9억1150만주가 추가로 거래 가능해진 첫 시험에서 주가가 하락하기는커녕 35% 뛰면서 적어도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 수요를 받아낼 만큼의 시장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공모가 135달러도 다시 넘어섰다. 첫 락업 직전 스페이스X를 둘러쌌던 수급 우려와 비교하면 불과 5거래일 만에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셈이다.
이번 반등을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 ‘첫 락업 시험 통과’로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추가되는 유통 물량은 여전히 수십억주에 달한다. 첫 번째 9억1150만주가 별다른 충격 없이 시장에 흡수됐다는 사실은 다음 락업에 대한 우려를 낮췄지만, 향후 해제 때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가 닷새 만에 되찾은 약 5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은 첫 수급 시험에 대한 시장의 답이었다. 이제 관심은 후속 락업에서도 그 막대한 매수 수요가 유지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