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 신흥 부자들만 샀다"… 中, 초고가 주택 38% 급증에도 '완전 회복' 요원

글로벌이코노믹

"AI 신흥 부자들만 샀다"… 中, 초고가 주택 38% 급증에도 '완전 회복' 요원

상반기 3,000만~5,000만 위안대 호화 주택 1,636채 팔려… 테크 거점 항저우 등 매수세 견인
딥시크·유니트리 등 IT 창업가 중심 '그들만의 리그'… 중저가 주택과 대다수 서민층 관망세 지속
HSBC "개발사 수익성 일부 개선 기대"… 전문가들 "극소수 반등으로 침체 국면 반전 역부족"
중국 베이징 중심업무지구(CBD)의 사무실 건물들을 바라보는 전망대에 사람들이 서 있다, 2025년 11월 12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중심업무지구(CBD)의 사무실 건물들을 바라보는 전망대에 사람들이 서 있다, 2025년 11월 12일. 사진=로이터

6년간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요 1선 도시의 초고가 호화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봇 등 국가 주도의 첨단 기술 붐을 타고 막대한 부를 축적한 3040 세대 젊은 테크 자산가들이 희소성이 높은 넓은 고급 아파트로 대거 갈아타기에 나선 영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등이 시장의 극히 일부에 국한된 현상일 뿐, 부동산 시장 전체의 침체 국면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8월 17일(현지시각)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팅 및 데이터 분석 기업 푸루이 디지털 인텔리전스 테크놀로지(Furuisi Digital Intelligence Technology)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 35개 주요 도시에서 3,000만 위안에서 5,000만 위안(약 63억~104억 원) 사이의 신축 고급 주택이 총 1,636채 판매되어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다.

다만 1,000만 위안(약 21억 원) 이상의 전체 프리미엄 신규 주택 판매량은 총 1만 8,000채로 전년 대비 13% 감소해, 초고가 매물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AI·로봇 '육용'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주도… 항저우·선전서 완판 행진


초고가 주택의 돌풍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주요 기술 거점 도시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영 중국부동산사업부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저장성 항저우 등의 고급 주택 구매자 대부분은 반도체,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고성장 기술 기업의 창업자나 고위 임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저우는 생성형 AI 개발사 딥시크(DeepSeek), 글로벌 흥행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의 게임 사이언스(Game Science),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브레인코(BrainCo),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등 중국을 대표하는 유망 스타트업 '육용(六龍)'의 본거지다. 이들 기업의 35~45세 젊은 자산가들이 도심 핵심 입지의 희소 자산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30일 중국해외발전(COLI)이 선전에서 분양한 안더(Ander) 프로젝트는 채당 3,800만 위안에서 최고 1억 400만 위안(약 197억 원)에 달하는 72채의 고급 아파트가 출시 당일 완판되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고급 주거 프로젝트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하반기 개발업체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서프라이즈를 안겨줄 수 있다"며 프리미엄 단지 분양이 토지 시장의 투자 심리를 일부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했다.

중저소득층 관망세 여전… 6년 부동산 침체 구조적 반전은 '시기상조'


하지만 현장 중개업계와 거시경제 분석가들은 이러한 고급 주택 열기가 일반 대중 시장으로 확산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중국 경제 생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가계 소득과 고용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상하이 바오누오 부동산의 유량저우 대표는 "대다수 중저소득층은 여전히 주택 구매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극소수 고급 단지의 매수 열풍만으로 전면적인 시장 회복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롄자(Lianjia)의 옌잔차이 영업 컨설턴트 역시 "일부 고가 아파트의 반짝 거래가 부동산 시장 전반의 가격 재상승을 촉발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1선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6월 평균 0.1% 소폭 상승하며 4개월 연속 미미한 반등을 유지했고, 항저우는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3선 중소도시의 미분양 적체와 대형 개발사들의 구조조정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 주요 대도시의 초고가 주택 거래 급증과 대중 시장의 관망세 지속은, 향후 ‘기술 신흥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자산 양극화 심화’와 더불어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책 및 내수 진작 효과의 실효성’을 시험할 핵심 거시 경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