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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發 유가 충격에 글로벌 전기차 판매 급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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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發 유가 충격에 글로벌 전기차 판매 급가속

우드맥켄지 “2040년 보급 기본전망보다 최대 50% 확대 가능”
원유 수요 하루 500만배럴 추가 감소…정유공장 40곳 조기폐쇄 가능성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 2300만대·신차의 30% 육박 전망
지난 2019년 2월 13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국제오토쇼에 전시된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매틱 전기차의 충전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2월 13일(현지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국제오토쇼에 전시된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매틱 전기차의 충전구. 사진=로이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공급 위기와 고유가가 전 세계적인 전기차 전환을 예상보다 빠르게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유가가 장기화하고 각국 정부가 전기차 지원을 강화할 경우 2040년 전기차 보급이 기존 전망보다 최대 50% 확대되고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500만배럴 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과 4년 만의 두 번째 유가 충격 이후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호르무즈 위기가 길어질수록 전기차 채택을 촉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는 “최근 고유가 흐름을 반영해 기본 전망을 조정하고 현재 세계 승용차 보유대수의 약 4%인 전기차 비중이 2040년에는 2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다 정부의 전기차 지원 확대, 높은 휘발유 가격에 따른 소비자의 전기차 전환, 예상보다 빠른 기술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보급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우드맥켄지는 이를 ‘전기 충격’ 시나리오로 명명했다. 이 경우 세계 전기차 보급은 기본 전망보다 최대 50%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데이비드 브라운 우드맥켄지 에너지전환연구 책임자는 정책, 소비자 행동, 기술이라는 요인이 한꺼번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전기차 보급에 미치는 영향이 극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전기차 가속하면 원유 수요 하루 500만배럴 감소


전기차 보급 가속은 세계 석유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드맥켄지의 ‘전기 충격’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약 9900만배럴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본 전망보다 하루 약 500만배럴 적은 규모다.

도로 교통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세계 정유공장 약 40곳이 예상보다 일찍 문을 닫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호르무즈발 유가 충격이 단기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차량 선택을 바꿔 장기적으로 세계 석유 수요 자체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기차 보급을 이처럼 빠르게 확대하려면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과 충전망에 수십억달러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우드맥켄지는 지적했다.

◇ 中 전기차 판매 2040년 2990만대 가능성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전환 가속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혔다.

우드맥켄지는 중국 정부가 휘발유 소비를 추가로 제한하고 전기차 구매세를 완전히 면제하는 한편, 구매 지원을 확대할 경우 전기차의 총소유비용을 약 30%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중국의 연간 전기차 판매는 2025년 890만대에서 2040년 2990만대로 늘어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전기차 보급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우드맥켄지는 평가했다.

미국에서 세제 혜택이 철회된 뒤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첨단 배터리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공급망을 구축하고 국내 생산을 지원할 정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중국과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올해 세계 판매 2300만대…신차 10대 중 3대 육박


전기차 판매 가속은 이미 실제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가 2300만대에 이르러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80%, 중남미는 75% 급증했다.

중동 위기가 원유 공급을 줄이고 국제유가와 연료 가격을 끌어올린 뒤 증가세는 더욱 빨라졌다.

IEA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는 1분기보다 35% 증가했다. 50개국에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브라질, 인도, 호주, 베트남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는 3~6월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두 배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증가한 국가는 90개국에 달했다.

다만 미국은 세계적인 증가 흐름에서 예외를 나타냈다. 세제 혜택 철회가 전기차 구매에 영향을 주면서 판매 증가세가 약해졌다.

블룸버그NEF도 올해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27%가 전기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년 전 9%에서 세 배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2035년에는 세계 승용차의 52%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일프라이스는 호르무즈 위기로 세계 연료시장의 불안이 길어질수록 전기차 전환의 경제적 유인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고유가가 일시적인 판매 증가를 넘어 소비자 선택과 각국의 에너지안보 정책까지 바꿀 경우 이번 원유 공급 위기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예상보다 빠르게 앞당기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