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일일 대중 적자 11억5000만 달러 기록… 獨 공작기계 수지 적자 반전
중국산 완성차 수입 100만 대 돌파… 폭스바겐 등 현지 제조 진영 방어책 촉구
중국산 완성차 수입 100만 대 돌파… 폭스바겐 등 현지 제조 진영 방어책 촉구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이 하루 약 11억5000만 달러(약 1조5962억 원)에 이르는 대중국 무역 적자를 기록하면서 미국식 고율 관세와 유사한 수입 규제 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악시오스는 22일(현지시각) 중국 내수 정체로 밀려 나온 저가 수출품이 유럽 전역으로 쏟아지며 독일 주력 제조업의 근간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우회 수출 확대에 맞선 유럽의 무역 방벽 설치는 현지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자동차와 2차전지 기업의 단가 방어와 부품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일 일자리 위기와 10년 흑자의 붕괴
중국의 과잉 공급 물량은 유럽 최대 제조업 국가인 독일을 정조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로디움 그룹의 노아 바킨 수석 고문은 독일 현지에서 달마다 수만 개에 달하는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며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한 출발점에 섰다고 진단했다.
공장 설비와 정밀 공작기계를 아우르는 자본재 분야에서도 독일의 기술 우위가 무너졌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 따르면 독일의 대중국 첨단 기계 무역수지는 1년 만에 9억 달러(약 1조2492억 원) 흑자에서 6억 달러(약 8328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지던 무역 흑자 기조가 깨진 셈이다.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발판 삼아 중저가 고성능 설비 공급을 늘린 결과다.
자동차 100만 대 침투와 유럽판 301조 추진
완성차 시장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유럽연합의 중국산 자동차 수입량은 전년보다 약 30%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섰다. 중국의 연간 상품 수출 총액이 3조 8000억 달러(약 5274조 4000억 원)를 기록하고 7월 누적 기준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사이 미국 수출길이 막힌 물량이 유럽으로 쏠렸다.
유럽 완성차 업계의 태도도 급격히 바뀌었다. 과거 전기차 관세 부과를 반대하던 폭스바겐의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설명회에서 더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 당국의 빠른 보호조치를 요구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전기차 관세에 이어 철강과 의료기기로 제재 범위를 넓히는 한편 미국 무역법 제301조처럼 긴급 수입 할당량과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전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특정 국가에만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은 유럽 통상 규범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유럽 통상 빗장과 한국 공급망 득실
유럽연합의 통상 대응은 역내보조금규정(FSR)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1차 규제 법안과 맞물려 고강도 비관세 장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집행위원회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공공조달 입찰을 차단하고 덤핑 조사를 확대하면 글로벌 무역 분절화는 가속화된다.
한국 산업계의 득실은 품목별로 갈린다. 유럽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과 직접 맞붙는 한국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는 관세 방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수주 물량과 평균판매단가(ASP)를 지키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독일 완성차와 기계 공장의 가동률 저하는 유럽 제조사에 모듈과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소부장 기업들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위험이 공존한다.
유럽 실물 경기 회복 지연과 원자재 가격 불안이라는 반대 시나리오도 복병이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경로에 따라 소비 심리 개선이 늦어지거나 중국의 보복성 통상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향 전체 수출 물동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한국 통상 당국과 수출 기업들은 유럽의 규제 세부 지침을 면밀히 분석하며 권역별 생산 거점 전략을 재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