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가격 35~38% 폭등 직격탄… 1분기 흑자 반짝 후 7년 연속 상반기 적자 행진
유가 헤지 미비로 변동성 취약… 내수 경기 둔화·고속철 경쟁에 운임 인상도 난망
역대급 여름 태풍 21개 덮쳐 3분기 성수기마저 '먹구름'… 연간 168억 위안 손실 전망
유가 헤지 미비로 변동성 취약… 내수 경기 둔화·고속철 경쟁에 운임 인상도 난망
역대급 여름 태풍 21개 덮쳐 3분기 성수기마저 '먹구름'… 연간 168억 위안 손실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을 대표하는 3대 국영 항공사(에어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가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항공유(제트유) 가격 급등 직격탄을 맞아 올 상반기에만 약 12억 달러(약 1조 6,490억 원)가 넘는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 회복세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지만, 취약한 유가 헷징(헤지) 구조와 내수 경기 둔화, 고속철도와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급증한 연료비를 항공권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8월 31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 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중국 3대 국영 항공사의 2026년 상반기 합산 순손실은 약 82억 위안(약 1조 6,7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춘절(설 연휴) 특수에 힘입어 1분기 합산 순이익 48억 2,000만 위안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흐름이 불과 한 분기 만에 대규모 적자로 급반전된 것이다. 이로써 중국 대형 항공사들은 7년 연속 상반기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항공 3사 상반기 실적 세부 지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0753.HK)는 상반기 순손실 23억 위안(전년 동기 18억 1,000만 위안 손실 대비 적자 폭 확대)을 기록했고, 중국동방항공(0670.HK)은 상반기 순손실 22억 위안(전년 동기 14억 3,000만 위안 손실 대비 적자 확대)을 기록했다.
또한, 중국남방항공(1055.HK)은 상반기 순손실 37억 위안(전년 동기 15억 3,000만 위안 손실 대비 2배 이상 급증)을 기록했다.
유가 헤지 부재가 부른 참사… 연료비 지출 35~38% 폭증
상반기 실적 악화의 결정타는 '제트 연료비 폭등'이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무력 충돌로 원유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상반기 3개 항공사의 연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에서 38%까지 일제히 급증했다. 제트유 가격은 2분기 고점에서 소폭 내려왔으나, 여전히 중동 전쟁 이전 수준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및 아시아권 경쟁사들이 유가 상승에 대비해 원유 선물 등을 통한 적극적인 유가 헤지(Fuel Hedging) 전략을 취하는 것과 달리, 중국 국영 항공사들은 유가 헤지 비율이 거의 전무한 상태로 시장에 노출되어 있다. 중국남방항공은 공시를 통해 "현재 급격한 항공유 가격 변동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부재하다"고 토로했다.
국제선 호조에도 내수 부진·고속철 공세에 '운임 전가 불가'
항공사들의 매출 자체는 견고했다. 에어차이나가 10.5%, 중국동방항공이 11.1%, 중국남방항공이 9.7% 증가했다. 특히 중동 허브 공항을 우회하려는 유럽행 환승 수요와 해외여행 재개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국내선 시장의 수익성은 철저히 무너졌다.
소비 심리 위축과 부동산 침체로 인한 가계의 지출 축소, 여기에 촘촘하게 깔린 중국 고속철도망(CRH) 및 자가용 여행과의 출혈 경쟁으로 인해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분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운임을 올릴 경우, 승객이 고속철로 대거 이탈하는 딜레마에 갇혔기 때문이다.
여름 태풍 21개 강타… 최대 성수기 3분기도 '적자 그림자'
중국 항공업계의 연간 수익을 좌우하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7~8월) 전망 역시 극도로 어둡다.
올여름 북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평년보다 9개나 많은 총 21개의 강력한 태풍이 잇따라 발생 하면서 남부 및 동부 해안 주요 공항의 대규모 결항과 결선 사태가 속출했다.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플라이트 마스터(Flight Master)는 7~8월 중국 항공사의 국내외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1억 4,20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2년 코로나19 전면 봉쇄 이후 처음으로 맞는 여름 성수기 역성장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당초 13억 위안 흑자를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중국 3대 항공사가 2026년 연간 합산 약 168억 위안(약 3조 4,350억 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비관했다. 실적 악화 여파로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항공 3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36% 이상 폭락했으며, 전사 모두 중간 배당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국영 항공 3사의 사상 최대급 상반기 적자는, 향후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아시아 항공 및 물류 산업에 미치는 실질적 타격’이자 ‘유가 헤지 리스크 관리 역량과 내수 운임 방어력에 따른 글로벌 항공사 간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