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IT 넘어 제조업까지 품는다"… 日 NEC, '물리적 AI·항공우주' 인수합병에 1.3조 엔 실탄 장전

글로벌이코노믹

"IT 넘어 제조업까지 품는다"… 日 NEC, '물리적 AI·항공우주' 인수합병에 1.3조 엔 실탄 장전

2031년까지 성장 투자 1.3조 엔 배정… "특정 시장 국한 않고 제조 기업 인수 검토"
로봇 자율주행 '피지컬 AI'와 공장 스마트화 시너지 노려… 탄탄한 제조 고객사 확보 포석
방위비 증액 속 항공우주·통신 인프라 확대… 미 CSG 인수 효과로 연간 배당 전망치 42.28엔 상향
일본의 NEC는 5월에 미국의 통신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CSG Systems International을 인수했다. 사진=NEC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NEC는 5월에 미국의 통신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CSG Systems International을 인수했다. 사진=NEC

일본의 대표 IT·전자 대기업 NEC가 로봇 자율화 기술인 ‘물리적 인공지능(Physical AI)’과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분야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업 부문 기업 인수에 전격 나선다.

그동안 금융, 공공, 통신 소프트웨어 등 전통적인 정보기술(IT) 서비스 영역 중심이었던 인수합병(M&A) 보폭을 하드웨어 제조과 산업생산 현장으로 과감히 넓혀, AI 알고리즘과 현실 세계의 로봇·공장 설비를 직접 융합하는 차세대 피지컬 컴퓨팅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9월 3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아메미야 쿠니카즈(Kuniyazu Amemiya) NE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를 통해 2031년 3월까지 실행되는 중기 경영 계획의 일환으로 성장 투자 및 M&A 재원으로 총 1조 3,000억 엔(약 11조 2,560억 원)을 배정했다고 공식 밝혔다.

아메미야 CFO는 "NEC는 특정 M&A 타깃 시장에 스스로 한계를 두지 않는다"며 "과거와 달리 제조업 관련 사업 및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 인수도 충분히 유력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로봇이 현실 세계 움직이는 '피지컬 AI'… 스마트 팩토리 시너지 정조준


NEC가 제조업체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핵심 배경에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승부처로 지목한 '물리적 AI(Physical AI)'가 자리 잡고 있다.

물리적 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화면 속 소프트웨어에 머물던 인공지능이 로봇 팔, 자율이동로봇(AMR), 공장 기계 등 물리적 하드웨어에 탑재되어 실제 작업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판단·동작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NEC는 이미 산업 현장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팩토리 IT 솔루션과 영상 분석 기술을 축적해 왔다.

여기에 하드웨어 제조 기술과 고정 고객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은 기존 제조업체를 M&A할 경우, NEC의 AI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즉각적인 현장 적용과 독점적 공급망 확보라는 막대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지정학적 방위비 증액 속 '항공우주·방위' 캐시카우 육성


일본 정부의 방위비 증액 기조와 맞물린 항공우주 및 방산(Defense) 부문 역시 NEC가 지목한 핵심 인수 영역이다.

NEC는 인공위성 탑재체, 지상국 기지, 군용 무선 통신 시스템의 필수 핵심 부품인 초고주파 송·수신기 제작 분야에서 일본 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우주 안보와 통신 인프라 자립화에 대한 정부 예산과 민간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NEC는 관련 기술 기업 인수를 통해 항공우주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영구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美 CSG 인수 효과 가시화… 배당금 42.28엔으로 상향 전망


앞서 NEC는 지난 5월 미국의 유력 통신 소프트웨어 및 빌링(과금) 솔루션 전문업체인 CSG 시스템스 인터내셔널(CSG Systems International)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글로벌 통신 IT 서비스 영토를 넓힌 바 있다.

NEC는 2027년 3월 마감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에 CSG의 연결 실적 기여분을 공식 반영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금융정보 분석기관 퀵(QUICK) 컨센서스에 따르면, CSG의 실적 편입 효과에 힘입어 NEC의 연간 주당 배당금 전망치는 42.28엔에 도달해 회사 측이 당초 제시했던 가이던스(40엔)를 훌쩍 웃돌 것으로 집계됐다.

아메미야 CFO는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우리의 절대적인 최우선 과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과감한 성장 투자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배당금 역시 꾸준히 늘려 주주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NEC의 대규모 제조업 M&A 추진은, 향후 ‘단순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자에 머물던 일본 전통 IT 대기업들이 피지컬 AI와 우주방산 하드웨어를 직접 결합해 새로운 산업적 생존 활로를 개척하는 전략적 체질 전환’이자 ‘1.3조 엔의 막대한 현금 실탄을 앞세워 글로벌 첨단 로보틱스과 제조 공급망 재편에 본격 참전하려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