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대 교수 “내 연구 안 뒤 며칠 만에 해법”…오픈AI, 도용 부인·부적절 발언 사과
이미지 확대보기오픈AI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약 100년간 풀리지 않았던 수학 난제를 88시간 만에 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비슷한 문제를 연구해온 수학자가 자신의 연구가 이용됐을 가능성과 발표 과정에서의 압박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미공개 사용자 데이터를 문제 해결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다만 비식별화된 데이터가 모델 개선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까지는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대 쿠란트수리과학연구소의 트리스탄 벅매스터 교수는 오픈AI가 자신의 연구 진행 상황을 알게 된 뒤 단기간에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해법을 내놓은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뉴욕포스트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픈AI는 지난 8일 자사의 최신 AI 모델 아스트라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서 유체 흐름이 유한한 시간 안에 특이점을 형성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발표했다.
오픈AI는 이 결과가 클레이수학연구소가 2000년 지정한 7대 밀레니엄 난제 가운데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존재성과 매끄러움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는 100만달러(약 13억41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그러나 벅매스터 교수는 “오픈AI가 자신의 연구 내용을 알게 된 시점과 결과 발표 시점 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짧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 “내 연구 안 뒤 며칠 만에 해법”
벅매스터 교수는 앤스로픽 소속 수학자 레벤트 알푀게와 함께 유체역학의 또 다른 난제인 오일러 문제를 연구해왔다.
벅매스터 교수에 따르면 이후 오픈AI 연구진이 그에게 접근해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했다며 공동 발표를 제안했다.
그는 오픈AI가 자신의 연구 진전을 알게 된 뒤 “지난 며칠 사이” 해법에 도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벅매스터 교수는 이런 연구 방향은 며칠 만에 갑자기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오픈AI 연구진에게 문제 해결에 사용한 AI 시스템이 자신의 연구를 학습했거나 이에 접근했는지를 물었지만 명확한 답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오픈AI가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해법에 접근했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 “경력 망치려 하나” 발언 논란
공동 발표 논의 과정에서 오픈AI 연구자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벅매스터 교수는 세바스티앵 부베크 오픈AI 연구자가 자신에게 “왜 당신의 경력을 망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베크가 “내가 친절하게 대하지 않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밝혔다.
부베크는 이후 X를 통해 협박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벅매스터 교수가 근거 없는 주장을 공개할 경우 경력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려던 것이었다고 설명하면서도 자신의 표현은 부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인정했다.
오픈AI도 연구 도용이나 연구자 배제를 요구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 오픈AI “사용자 데이터 직접 이용 안 해”
오픈AI는 나비에-스토크스 증명을 공개하면서 벅매스터와 알푀게의 연구 성과에 축하의 뜻을 밝혔다.
회사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 데이터를 직접 모델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벅매스터와 알푀게가 오픈AI 제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비식별화 데이터가 모델 개선에 활용됐을 가능성까지는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벅매스터 교수는 고객이 제공한 데이터를 이용해 해당 고객보다 먼저 연구 결과를 발표하려 했다면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취지로 반발했다.
현재 논란의 핵심은 오픈AI가 실제로 벅매스터 연구를 도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 아니다.
벅매스터 교수는 오픈AI가 자신의 연구 진전을 알게 된 이후 문제 해결에 도달한 시간적 순서와 데이터 이용 가능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오픈AI는 미공개 연구나 사용자 데이터를 문제 해결에 사용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오픈AI의 주장이 공식적인 밀레니엄 난제 해결로 인정될지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클레이수학연구소가 지정한 밀레니엄 난제 가운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해결된 것은 그리고리 페렐만이 증명한 푸앵카레 추측뿐이다. 페렐만은 이후 100만달러 상금을 거부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논란이 AI가 인간 연구자의 미공개 작업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내는 시대에 연구 우선권과 데이터 이용의 경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라는 새로운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